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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뒤에 숨겨진 사랑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11월
평점 :
예술 에세이 : 명작 뒤에 숨겨진 사랑
'선율 따라 사랑은 흐르고'의 1부에서는 음악가들의 사랑을, '그대라는 이름을 화폭에 담다'의 2부에서는 화가들의 사랑을, '그대 나의 소설이어라'의 3부에서는 작가들의 사랑을 담은 이 책은 책 제목 그대로 명작 뒤에 숨겨진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라디오는 잘 듣지 않지만 KBS 제2라디오 해피FM <그곳에 사랑이 있었네>가 100회를 넘기자 저자가 사연들을 정리해 편찬해낸 책이라고 한다.
어떤 이는 <<제인에어>>를 읽고 당당해지고, 어떤 이는 쇤베르크의 음악을 들으며 생의 질곡을 이겨낸다. 누구의 작품이든 그 작가의 내면 풍경이 형상화한 것이다. 그래서 다빈치는 작품을 '정신적인 일'이라고 했다. - p. 7
책은 15명들의 대가들의 사랑과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단지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한데 녹아 있기에 인문서를 읽는 것 같은 느낌도 준다. 음악은 싣고 있지 않지만 그들과 관련된 그림작품, 발췌 된 글의 일부가 함께 수록되어 있어 그들의 사랑에 좀 더 몰입해 읽을 수 있게 되어있다.
작품이 만들어지게 되는 데는 뮤즈가 필요했다. 그들의 격정적인 사랑, 실연의 아픔, 새롭게 다가온 인연 등이 그들의 작품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들은 그들의 사랑에게 주고싶어서, 혹은 그들에게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을 가둘 데가 없어서 작품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은 세기의 대작이 되어 지금도 우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음악가들의 사랑이 좀 더 열정적인 구석이 있고, 또 재미있는 구석이 있었는데 예를 들자면 바흐의 열정적인 사랑! 그는 앞길이 탄탄해질 결혼제의도 마다하고 자신의 6촌 누이인 바르바라에 대한 연심을 키워간다. 합창단의 여성 단원 금지 조항도 무시한 채 그녀를 단원으로 받아들인 바흐는 끝내 그녀와 결혼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상처한지 1년만에 그는 16살 차이나는 막달레나와 결혼한다. 자신의 음악에 심취한 소프라노 가수였다. 바르바라때와 같이 그는 그녀를 솔리스트 자리에 꽂아넣는다.
그런가 하면 모차르트는 35살의 젊은 나이에 명을 다하지만 그가 겪은 내밀한 사랑과 삶은 명곡으로 남았다. 그는 정말 정열적인 사람이었다.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하기 위해서 아버지의 모든 재정적 후원을 끊기까지 한다. 그와 결혼한 사람은 놀랍게도 자신의 사랑의 홍역을 겪게 했던 첫사랑의 동생이었다. 자매에게 모두 사랑을 느꼈던 것이다.
가장 흥미로웠던건 차이콥스키의 애정사였는데, 그는 첫사랑과 결혼약속을 하지만 그녀는 차일피일 결혼약속을 미루다 다른 남자와 홀랑 결혼해버린다. 첫사랑에게 결혼을 앞두고 배신을 당한 그는 이제 남성에게 흥미를 느끼게 되지만 당시 러시아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으면 음악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마음에 없는 결혼을 한 뒤 끔찍한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폰 메크 부인의 후원을 받게 된 그는 그녀와 우정도 연인도 아닌 달달한 사이가 되어 이상야릇한 편지교신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폰 메크 부인의 가족들은 그와 결혼이라도 하면 유산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차이콥스키의 동성애를 공론화하겠다고 협박해 절교하게 하고, 그녀는 손에 마비가 오고 결핵까지 심해져 그에게 해명편지를 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오해한 채 서로 죽음을 맞이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오해속에 완성된 '교향곡 6번 비창'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게 총 15명의 흥미로운 그들의 사랑에 대한 얘기를 알 수 있고, 또 어느 상황에서 어느 작품들이 나왔는지도 파악할 수 있어 작품만을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시대에서 보는 반영론적 관점과 작가 시점에서 보는 표현론적 관점에서 그들의 작품을 새롭게 파악해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거장들의 난잡한 생활을 가감없이 보여줘 그들에게 어느정도 실망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하였지만, 책 자체는 말 그대로 예술 작품에 대한 안목을 넓혀주는 흥미로운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