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장사꾼 - 로알드 달의
로알드 달 지음, 김세미 옮김 / 담푸스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영미 소설 : 초콜릿 장사꾼


 

  '찰리와 초콜릿 공장', '백만장자의 눈'의 작가 로알드 달이 2016년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고 한다. 그 기념으로 1979년에 출간한 장편소설 ‘나의 삼촌 오즈월드’(My Uncle Oswald)를 새롭게 번역한 로알드 달의 장편소설 '초콜릿 장사꾼'이 출간되었다. 로알드 달의 그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좋아하기에 '찰리와 초콜릿 공장' 같은 이야기라 지레짐작했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는 어른들을 위한 소설이었다. 천하의 난봉꾼, 역사상 최악의 바람둥이라는 고(故) 오즈월드 헨드릭스 코닐리어스의 이야기가 그의 조카의 손을 빌려 펼쳐진다. 그는 평생 돈 벌지 않고도 펑펑 돈을 쓰며 호화로운 생활을 보냈는데, 과연 그가 어떻게 그런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는지 그 재산의 출처에 관한 이야기가 쓰여있다.


  한 여자와 두 번은 자지 않는다는 신조를 멋진 것인 양 우쭐거리는 뻔뻔한 오즈월드. 그의 돈벌이 또한 그가 그렇게나 좋아하는 '성'과 관련된 것이었다. 그는 십대 때부터 과감한 결단력과 사업추진력으로 큰 돈을 벌어왔다. 그 이야기는 백 페이지에 걸쳐 이야기가 나오는데, 바로 '수단의 가뢰'를 이용한 전략이었다. 이 수단의 가뢰는 강력한 흥분제를 만들어 내는 재료가 된다. 정확한 이름은 '칸타리스 베시카토리아 수다니'. 이 곤충을 빻아 만든 가루가 바로 칸타리딘 수다니.  돈 많은 이들 또한 '성'에 관해 사족을 못 쓴다는 점을 캐치해낸 그는 이 가루를 엄청나게 사재끼고 뛰어난 학력을 이용해 알약으로 만들어 고위 관료들을 상대로 기막힌 판매를 이뤄낸다.


  그러나 그 많은 돈으로 만족하지 못한 오즈월드. 그는 그냥 부자가 아닌 백만장자가 되고 싶어했다. 그는 '성'뿐만 아니라 '천재'에 관한 또다른 욕망을 파악하고 즉시 다른 사업에 돌입한다. 정자를 냉동해 영구 보관하는 ‘신기술’을 이용하여 위인들의 정자를 채취해내는 것이 바로 다음 사업! 그로 인해 오즈월드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던 위인들의 이름이 나열되며, 그들을 만나는 여정이 펼쳐진다. 위인이 유명해지는 것은 죽고난 뒤의 일이 많다며 누구의 정액이 가치가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며 리스트를 만들어내는데 그 작업 또한 기가 막히다. 기술을 발견해 낸 A.R 워즐리 교수와 아주 매력적인 여성인 야스민. 셋은 차례로 왕들과 위인들의 정액을 채취해나가는데 다시 생각해도 참 대담하고 기발한 모험이다.


  굉장히 부도덕적이고 흥미롭지만 이야기의 주제만큼 외설적인 묘사가 적어 술술 읽힌다. 제목인 초콜릿 장사꾼이라는 것 또한 이 칸타리딘 수다니 가루를 초콜릿에 넣어 위인에게 먹여 정액을 채취하기 때문에 붙여진 것인데, 이야기의 결말까지 처음에 그가 만들어 낸 수단 가뢰 가루가 쓰인다는 점에서 전체를 관통하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이 뻔뻔한 사기꾼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궁금했는데 '모두가 행복해졌습니다.'라는 결말이지만 로알드 달 식 반전으로 한 방을 먹인다. 하지만 결국 이 말도 안 되는 계획에 가담한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것 또한 아이러니. 불쾌와 유쾌의 사이를 넘나드는 기묘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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