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마녀가 있다고? - 편견과 차별이라는 오래된 인류의 전염병, 마녀사냥 사계절 지식소설 12
이경덕 지음 / 사계절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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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 : 아직도 마녀가 있다고?

 


 

  세상에 아직도 존재하는 편견과 차별. 오래 전부터 계속해서 있어왔던 바로 그 희생양들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 '아직도 마녀가 있다고?'. 저자는 철학과 문화인류학을 전공해 문화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는 이경덕 씨. 그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안타까운 폭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책을 냈다고 한다.


  현재에도 마녀가 있는가? 마녀는 없어도 여전히 마녀사냥이라는 죄악이 도사리고 있다. 나와 다른 사람을 차별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 그것은 주로 사회적 약자에게 행해지기에 그 행위는 더 끔찍하게 느껴진다. 있는 자들은 언제나 불행한 시국이 닥쳐왔을 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조화롭게 헤쳐나가는 길을 모색하기보다는 힘없는 누군가에게, 없는 자들에게 죄를 떠넘겨왔던 것이다.


차이를 빌미로 차별을 만들어 내고 억압하고 착취를 해 왔던 거지. - p. 183


  과거의 마녀사냥 또한 그러했다. 백년전쟁과 페스트 등으로 인해 지나치게 혼란에 빠져 질서가 무너지자 빠르게 안정을 꾀하기 위해 여자들을 죄인으로 삼은 것이다. 그 기준 또한 명확하지 않아 수많은 죄없는 여자들이 고문을 당하고 맥없이 화형에 처해졌다. 그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 종교가 다른 사람 등. 나에게 못마땅한 사람. 그거면 이유가 충분했다. 우선 고발을 당하면 그걸로 끝이었다. 무조건 자신이 마녀라는 말을 토해내지 않으면 모진 고문을 계속해서 받아내야만 했던 과거의 불쌍한 여인들.


자기들에게 닥친 불행을 누군가에게 떠넘기고 싶은 심리 때문이야. 그게 지나치면 광기가 되는 거야. 모두가 미쳐가는 거지. - p. 146


  차이란 당연한 것이다. 나와 다른 사람은 분명히 있고, 구분을 해야함은 명확하다. 그들의 특징을 알고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렇지만 그 차이 때문에 차별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경계를 해야 마땅한 일인 것이다. 이 책은 그 말을 하기 위하여 역사 속의 사건과 인물을 재구성하여 총 6편의 소설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의 마녀사냥, 마녀사냥꾼, 관동대지진 등. 마녀사냥의 비극적인 논리가 사람들을 얼마나 비이성적인 존재로 만들었는지 이를 통해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갈 곳 없는 분노를 '마녀'들을 만들어 쏟아낸 후, 그들이 죄인이 아님이 밝혀져도 누구 하나 그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도, 책임을 지지도 않는다. 그저 죄없는 그들은 분노의 희생양으로 스러져 갈 뿐이다.


  현대에도 여전히 이런 비이성적인 마녀사냥이 존재하고 있다. 인터넷 안에서의 몰아가기, 외국인, 장애인, 여성들에 대한 차별 등. 피해자가 가해자가 아닌 또 다른 피해자를 증오하고 몰아가는 일들도 빈번하다. 사회가 늘 평화로울 수는 없다. 언제나 문제가 있고 갈등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마녀사냥 식 사고에 빠지지 않고, 차별보다는 조화를 생각하자는 책. 한번 쯤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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