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블 인 헤븐
가와이 간지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 미스터리 소설 : 데블 인 헤븐 


 

  '데드맨'으로 2012년에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대상 대상을 수상한 가와이 간지의 신작. 이번 소설은 카지노를 배경으로 2023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로 인해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혹은 고령화 사회에 대응한 기막힌 대처방식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창작이 아닌 취재한 결과 같다는 옮긴이의 말에서 볼 수 있듯 일본은 실제로 카지노를 모티프로 한 노인요양원이 성업중이라고 하니 더더욱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2004년. 예산이 부족한 나라에 접근해 대사관을 지어주고 대사관이 치외법권이라는 것을 이용해 그 안에 하우스라는 도박장을 만든다. 그 곳에 처음 나타난 듯한 '마슈'라는 자는 도박에 천부적 재능을 가진 듯 '어느 쪽이 딸 수 있을 지'를 감으로 알 수 있다. 프롤로그의 챕터 1과 2는 각각 '빼앗긴 자'와 '정상에 오른 자'. 이런 류의 소설을 많이 본 사람이라면 아마 어떤 한 가지 가설을 세워볼 수 있을 것이다. '~자'로 끝나는 목차들이 그 인물이 누굴까하고 상상할 여지를 남기며 흥미롭게 다가온다.


한 놈을 죽이면 범죄자이지만 100만을 죽이면 영웅이라고 하잖아. 도박도 마찬가지야. 한 놈을 벗겨먹으면 원망을 듣지만 100만 명을 벗겨먹으면 존경을 받지. 수가 행위를 신성하게 만들어. - p. 37


  1부에 들어서며 장면은 전환되어 2023년 도쿄. 시체가 발견된다. 사고사로 보이는 빚을 지고 있는 노인. 빚은 카지노에서 생긴 빚이지만 자살은 아닌 듯 보인다. 그 노인 주변에 있던 듯한 천사그림이 새겨진 스페이드4 트럼프카드. 스와는 그 증거물을 가지고 기와스서로 전근한다.


스와씨는 정말로 국가가 시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긴다고 믿습니까? - p. 197


  스와보다 먼저 기와스서로 전근한 다자와에게서 세이안카이. 기요스의 안전을 지키는 모임에 초대된다. 그곳에는 경찰도 자위대원도 아닌데 권총집을 차고 있는 남자가 있다. 그는 gaps이라는 세이안카이가 설립한 경비회사의 일원이다. 다자와는 그곳에 줄을 대고 별도의 선물을 받고있는듯했다. 스와는 그것을 못마땅해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자와가 시체로 발견된다. 알면알수록 의심스러운 gaps와 계속해서 벌어지는 살인들. 스와와 주변인물들은 점점 사건에 대해 파헤치고 또 그에 휘말려나간다.


운만 좋으면 우연히 주운 구슬로도 돈을 벌고, 그것을 빠르게 불려나갈 수 있다. 그러나 '운' 없는 사람은 '운'을 만난 자에게 모든 것을 탈탈 빼앗기고 만다. 돈이든 목숨이든. - p. 460


  일본은 초고령화사회에 돌입했다. 사회보장 급부금을 줄이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고령자 수를 줄이는 것. 소설 속 누군가는 세상은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시스템이며. 그런 집합의식이나 집합자아가 신이고, 그 의지를 실현하려고 움직이는 모든 존재가 천사라고 말한다. 그 개인인 천사를 없애봤자 또 다른 천사는 계속해서 태어날 뿐이라고. 


  카지노. 욕망이 들끓는 곳이고 돈이 모이는 곳이며 그 만큼 범죄가 잇달아 일어나는 장소. 고령화 사회가 되어갈 수록 존엄사에 대한 이슈도 이래저래 나오는 마당에 고령자가 '죽으면' 돈이 '굳는다'는 새로운 시각도 나오다니. 정말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참 안타깝기도 하다. 더욱 슬픈 사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


  시놉만 봐도 '이스트 헤븐'의 진실에 대해서 추측해낼 수 있겠지만, 이를 온갖 은유와 상징으로 겹겹이 포장하여 그들의 음모를 은밀하게 내보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빨려들어가듯 읽을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소설 데블 인 헤븐. '이스트 헤븐', '천사', '성궤 나무', '가디언 엔젤', '성스러운 땅' 등에 관한 암시에 대해 쫓아가다보면 홀린 듯 마지막 장을 덮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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