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포기한 여자들이 사는 집
카린 랑베르 지음, 류재화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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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들을 유쾌하게 거부한 잘나가는 여자들의 매력적인 일상을 담고 있으리라 짐작했던 예상과는 달리 이 소설은 남자들에게 상처를 받은 여자들, 그러나 사랑을 갈구하는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네가 차차 알아가겠지만, 그 곳 여자들은 다 매력적이야. 서로 아주 다르지. 우릴 하나로 묶어주는 건 같은 선택을 했다는 점이야. 우리 인생에 남자는 없어, 바로 그거야. 그게 우리에게 적절해.' 줄리엣은 '적절하다'라는 단어 선택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 p. 21


  남편에게 배반당한 여자들. 집안 남자들에게 하찮은 취급을 당한 여자. 그리고 가장 마지막엔 남자를 더는 유혹할 수 없고 다른 여자들이 그렇게 하는 것도 싫어 남자를 금지한 여왕이 있다. 그들이 사는 집의 이름은 카사 셀레스티나. 행복의 집. 남자들에게 상처입은 그녀들은 남자를 거부하고 견고한 벽을 세워 그들만의 성을 만든다.


세상이 그렇다. 괜찮은 남자는 이미 임자가 있다. 반에 만족하느니 차라리 혼자가 낫다. - p. 119


  그리고 새로 들어온 줄리엣은 반기를 든다. 싼 집세. 여왕의 마음에 들고 그녀의 규칙을 지킨다면 얻을 수 있는 보상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들의 규칙을 온전히 이해하지 않고 따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는 남자를 집안에 들이지 않는 대신 미팅사이트를 뒤진다. 그녀는 여왕이 그들을 억압한다고 생각하고 사랑을 원하며 남자들과 만나고 싶어한다.


"그들은 피난처에 와 있는 거야. 나는 그들을 보호하는 거고." "아니에요! 당신은 그들을 가두는 거예요. 그들은 잠깐 휴식기를 갖는 거예요. 자기 상처를 돌보고, 힘을 추슬러 다시 떠날 수도 있어요. 여기선 다들 유배중인 거 같아요.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세요. 사랑, 그건 모든 거예요." - p. 137


  여왕과 줄리엣은 많은 대화를 나눈다. 여왕이 가진 생각들과 줄리엣이 가진 생각들은 상충되는 면이 있지만 그들은 어쨌든 만나고, 대화를 나눈다. 그러는 중 줄리엣 뿐만이 아닌 다른 여자들도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들은 옛 남자를 기억하고 새로운 남자를 만나고 그리고 그들의 과거를 추억하며 현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사랑을 다시 찾고 싶어하는 마음과 옛 상처를 기억하고 두려워 하는 마음이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린다.


이제 나의 왕국은 종말을 고합니다. 새로운 규칙을 정하세요. 그러나 우리를 이렇게 온화한 삶으로 이끌어준 광기의 씨앗은 결코 포기하지 마세요. - p. 237


  빛났던 발레리나. 화려했던 과거를 잊지 못하고 현재의 자신을 씁쓸하게 받아들여 규칙을 만들어 온 여왕은 그녀만의 세계로 떠나간다. 남겨진 이들은 여왕을 그리워 하면서도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카사 셀레스티나'는 이제 진정 '행복의 집'으로 변모해 나갈 것이며 그녀들은 또 다른 사랑을 찾게 될 것이다. 그로 인해 상처를 받게 될 수도 있겠으나 훌륭히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녀들의 앞으로의 행복한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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