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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 놓지 마
미셸 뷔시 지음, 김도연 옮김 / 달콤한책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라는 내 손 놓지마. '그림자 소녀'와 '검은 수련'으로 유명한 미셸 뷔시가 지은 소설이다. 소설은 시간으로 챕터를 구분하고 있다. 처음은 여자가 사라지고 난 뒤에 사라지기 전 그녀를 목격한 사람들이 그녀에 대해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마샬이 침대에 주저앉았다. 얼빠진 얼굴에 당혹스러운 표정이 드러났다. 하지만 그의 표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상하게도 남자의 반응은 자연스럽지 않아보였다. 네보는 경찰에게 이런 느낌을 표현할 길이 없어 장면만 묘사하고 말 것이다. - p. 21
오랜만에 보는 3인칭 관찰자 시점이 흥미롭다. 사라진 여자는 작은 키에 호리호리한 몸의 마치 새같은 여자. 이름은 리안. 그녀가 사라지고 난 뒤 그녀를 찾아 헤메는 남편 마샬 벨리옹. 그리고 그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호텔로 수사나온 아자 푸르비.
여자가 세시에 올라간다. 15분 뒤 남편이 쫓아올라간다. 그리고 10분정도 뒤 남편은 나오고 청소부인 에브마리에게 카트를 빌려줄 수 있는지 묻는다. 남자는 카트를 들고 다시 방에 들어갔다가 2분 후 나온다. 그리고 남자는 네시에 다시 올라가고 실종신고를 한다.
시신도 없고 무기도 없고, 살해동기도 자백도 없어요! 모든 정황이 그 남자가 범인이라거 말하지만 법정에서는 자신의 운을 시험할 수 있는 거죠. 비귀에 사건 기억 안 나세요? 자크 비귀에가 와이프의 살해범이란 사실은 명백했어요. 수잔 비귀에가 사라졌고 그 여자가 간통을 했다는 건 살해동기로 충분했고 다툰 흔적도 있었고 남편이 침대 시트를 빨았다는 사실도 밝혀졌고 소각장에서 매트리스까지 발견했으니까요. 모든 사람은 자크 비귀에가 살인자라고 확신했지만 시신도 살인무기도 자백도 없었어요. 그리고 2010년에 무죄를 선고받았죠. - p.61
모든 정황은 남편을 가리키고 있다. 아내는 사라졌거나 죽었고 그녀의 혈흔이 있는 칼이 다른 사람의 심장에서 발견되었다. 그리고 그 칼에는 남편의 지문이 있다. 그는 딸과 함께 도망치려 하지만 그의 차에는 어디로 오라는 누군가의 글이 있다. 오 이상하다. 모든 정황은 남편을 가리키는데 그가 범인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남편은 딸을 실수로 알렉스라고 부른다. 알렉스. 남자아이를 가리키는 말인 것 같아 보인다. 그가 사건과 관계가 있다.
딸은 얌전하고 조용하다. 그녀는 말을 잘 듣는다. 그러나 그녀는 아빠가 엄마를 죽였음을 확신한다. 그러나 정말 그가 아내를 죽인 것일까? 그와 아내에 대해 증언한 가뱅과 에브마리가 수상쩍다. 그들 외에 탕기와 네보도.
사라질 수 없는 곳에서 사라진 아내. 밀실 살인인가 생각했는데 정황이 수상하다. 아무리 남편을 범인인 것 같이 모든 상황이 몰아가도 초반부터 남편은 범인이 아닐 것 같은 낌새를 계속해서 내비친다. 그렇다면 누가 범인인가? 소설은 남편이 범인인지 혹은 또 다른 사람이 있는지 후반부가 될 때까지 알려주지 않으며 수상쩍은 남편의 행적만을 계속 보여준다. 섬이라는 특수한 상황이어서 금방 잡힐 것으로 보이지만 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미셸은 온갖 방식을 동원하여 도주로를 확보한다. 과연 무슨 이유에서 남편은 자수를 하고 도주하고 있는 것일까.
지리학 교수이기도 한 미셸 뷔시는 레위니옹 섬을 소설의 배경으로 설정하여 흥미진진한 스릴러를 전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레위니옹 섬에 대한 아름다운 풍경과 정보를 함께 묘사하고 있다. 그가 지리학 교수라는 이점은 결말부분에 극명하게 드러난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의 화산섬의 변화는 정말 상황이 급박함에 더욱 전율이 일고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사건이 일어난 섬이지만 휴가를 이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휴양하기 좋아 보이는 그림으로 그린 듯 한 아름다운 휴양지 레위니옹 섬. 휴가를 가서 시원한 곳에 늘어져서 읽기 좋을 듯 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