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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통 - 죽음을 보는 눈
구사카베 요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흥미로운 소재로 쓰인 미스터리 소설 무통! 후지TV 인기 방영 드라마였던 무통-진찰하는 눈의 원작소설이기도 하다. 아직 출간이 되기 전 출판사에서 7월 초쯤에 부제목 설문조사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이렇게 만나보게 되어 매우 반갑다. 사회파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로, 무통 작가인 구사카베 요는 현역 의사이며 제3회 일본의료소설대상 수상 작가로 활발하게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현역 의사이기 때문인지 수술 장면이 굉장히 리얼하게 묘사되어 있어 섬뜩하다.
일가족이 잔인하게 살해된다. 나다 구 교사 일가족 살인사건으로 발표된 이 사건의 범인은 인격장애로 보인다.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는 어른이 쓸 수 없는 s사이즈 모자와 27~28센티미터의 남자어른으로 짐작되는 신발자국뿐. 이 모순된 증거는 과연 무엇을 알리고 있는가. 수사는 용의자를 잡지 못하고 8개월이 지난다.
다메요리 에스케는 사람의 겉모습(징후)만 보면 병명을 진단내릴 수 있는 천재의사. 그는 우연히 잃어버린 지갑을 다카시마 나미코에게서 건네받고 이상 징후를 보이던 아이를 향한 무차별 살인마에게서 그녀와 아이를 대피시켜 구해주게 된다. 그 일을 계기로 나미코는 에스케에게 찾아가 자신이 돌보는 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경계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미나미 사토미라는 14살 여자아이가 자신이 일가족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주장한다며 에스케에게 도움을 청한다. 사토미의 6학년때 담임이었던 살인사건의 피해자. 그녀는 자신이 그들을 죽였고 신발 위에 큰 신발을 겹쳐신었다고 말한다.
나미코는 두 번 결혼을 했다. 그녀는 첫 번째 남편과 사별한 후 아이를 위해 급하게 재혼을 서두르다가 사다라는 남자에게 잘못 걸려 이혼을 한다. 아이에게 담배로 지지던 남자는 이혼 후 그녀를 스토킹하며 정신병력을 위장한다. 그는 에스케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그를 해치려하다가 오히려 도망을 치지만 그에 대한 적개심을 나미코에게 덧씌우고 스토킹을 계속한다. 한편 나미코의 예전 시설에서 돌보던 무통환자 이바라는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 무통에 첨두증을 가지고 있는 그는 단련하여 강한 육체를 지니고 있는데 나미코를 만나러 갔다가 사다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이바라에게 고마운 사람인 시라가미 유지. 그도 다메요리 에스케와 같이 징후로 병명을 판단할 수 있다.
살인자와 죽음을 가려낼 수 있는 두 천재의사는 서로 알게되고, '능력'을 둘 다 가졌음을 짐작한다. 그렇게 모든 등장인물이 얽히게 된 후 '누가' '어떻게' '왜' 살인을 했는지가 밝혀진다. 무통. 자신의 아픔도 알지 못 하기에 남의 아픔에 둔감하다. 자신이 느낄 수 없는 '통증'을 타인의 아픔에서 알고자 하는 이는 고통으로 인해 호소할 수도 없기에 얼마나 섬뜩한가.
책은 그렇게 무통증과 첨두증, 의처증에 걸린 스토커, 아동학대, 묻지마 살인, 정신장애자의 살인 등으로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써내려간다. 또한 두 의사의 징후로 병명을 판단하는 천재적인 능력은 잊을만 하면 나와 흥미를 끈다. 그렇게 무통은 다양한 인간군상과 사건들로 한 가지에 의문을 던진다. 바로 형사 하야세가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형법 제 39조 조항. 우리나라 형법 10조와 유사하다고 하는 이 법은 심신상실자와 심신박약자에게 유죄를 선고하지 않는다.
사람이 만든 법에는 참 허점이 많다. 그렇기에 이 법을 악용하려 하는 사람들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이 법은 정신장애 뿐 아니라 술과 같은 방식에도 적용이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서 이 법이 정상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사례와 악용되는 사례에 대해 언급하며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전개를 이어간다. 이 법이 과연 적용이 되어야 하는가와 적용이 되어야 한다면 그 적용 범주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대해 의식하게 만들어 준다.
형법 제 39조. 심신상실자의 행위는, 이를 벌하지 않는다. 심신박약자의 행위는, 그 형을 경감한다. - p. 6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