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락송 1 - 늦은 밤, 피나 콜라다
아나이 지음, 허유영 옮김 / 팩토리나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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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단에서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추려내는 건 네 도움이 필요해. 자, 앤디. 거대한 막이 올랐어. 주인공은 무대의 중앙에 있어야지. 귀국하자. - p. 8


모든 계절에 그렇지만 특히나 여름엔 스릴러, 미스터리 위주로 보곤 했었는데 요즘은 로맨스 소설이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특히나 단권으로 끝나는 책 보다는 시리즈물을 긴 호흡으로 읽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그 중 읽게 되었던 게 바로 소설 환락송 1: 늦은 밤, 피나 콜라다. 환락송은 다섯여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이름이기도 한데 대체 무슨 뜻인가 하고 보니 베토벤 교향곡 합창에 등장하는 환희의 송가를 이르는 말이라고. 작품의 부제인 피나콜라타는 여성들이 좋아하는 트로피컬 칵테일 중 하나라고 하는데 알콜맛보다 코코넛과 주스가 진한 맛을 낸다고 하니 쓴 이야기보다는 달달하고 희망찬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펼친 이야기는 아니나 다를까 긍정적인 면만 담고 있진 않고 등장인물들의 고민과 아픔도 함께 담아내고 있었다.




그 남자가 떠난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살기가 힘들면 누구라도 도망치려고 하는 법이니까. - p. 100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도 있을 만큼 인기가 많아 직장인의 퇴근시간을 앞당긴 드라마라고 해서 궁금했던 작품 환락송 1: 늦은 밤, 피나 콜라다 에서 환락송 아파트 22층에는 판성메이, 관쥐얼, 츄잉잉이 한 집을 빌려 함께 살고 있다. 그리고 이 셋이 살고있는 2202호 양 옆이 동시에 공사를 하게 되고. 취샤오샤오와 앤디가 각각 들어가게 되며 22층에는 총 5명의 여자가 거주하게 되는데... 이 다섯이 서로를 알아가고 또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각자 어떤 성향을 지니고 어떤 문제를 가지고 이는지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시리즈 첫 권이었다.




나의 앞길이 어두운 먹구름이어도 난 당신을 사랑할 것이니! - p. 113


아무래도 첫 권이다 보니 각자의 고충도 다르고 성격도 달라 마찰이 있을 때도 있지만 점차 서로를 알게 되며 친밀해져가는 전개가 진행된다. 비슷한 젊은 나이의 여성 다섯이 모였지만 각자 처해있는 상황도 성격도 결이 달라 등장인물이 모두 입체적이라고 보였고, 그 와중에도 여러명이라 그런가 꺼려하는 사람도 생기고. 연애만 다루지 않고 각자의 커리어와 사건사고도 함께 다루고 있어 단권이 아님에도 물리지 않고 계속 읽게 되던 환락송 1: 늦은 밤, 피나 콜라다.




연애에서 영원을 바라는 건 도박이야. 쾌락을 추구해야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지. - p. 128


아무래도 초반부 이야기라 서로 친밀해지기 전 단계에서 서로에게 내보일 수 있는 건 오래 가져온 깊은 고민보다는 연애 이야기라던지 급박하게 닥친 당장의 일 정도였는데 그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을 보며 각각의 연애관도 인생관도 다른 다섯에 대해 알게되고, 서로의 고민에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묘사들에 이입해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완벽한 등장인물은 없어 각자의 단점도 분명했지만 그만큼 충분한 장점도 있었고,그래서 부딪히면서도 계속 마주하는 것 같았다.




사랑할 때는 많이 빠질수록 상처도 많이 받지. 더 슬픈 건 사랑에 얼마나 빠지느냐를 자기가 결정할 수 없다는 거야. 모든 결과는 한 사람을 사랑하는 그 순간에 결정돼. 누구를 얼마나 어떻게 사랑할지는 다 운명인거야. 무슨 짓을 하던지 다 사소하고 부질없어. - p. 410


개개인이 너무 달라 틀어지려면 한없이 틀어질 수 있을 것 같고 정말 성격이 안 맞는다 싶기도 했지만 한 사람이 지적하고 조언을 해주고 거기에 마음이 상해 갈등이 생기면 다른 인물이 공감해주고 다독여줘 좋은 밸런스를 맞춰가는 것 같았던 환락송 사람들.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도시에서 이런 이웃을 만난 것도 운이 아닐지. 총 5권 예정이라는 환락송 시리즈 중 우선 첫 권을 읽었는데 두 번째 이야기도 빠르게 끝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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