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코를 위해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모모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리코가 죽었다. 이제 막 열일곱이 됐을 뿐인데. 살해당했다. - p. 12


크~ 스포 참 싫어하는데 노리즈키 린타로의 요리코를 위해라는 소설은 요리코의 죽음을 제외하고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네요. 그래도 펼치자마자 알 수 있는 사실이니까요! 장황하게 늘어놨다시피 이 이야기는 요리코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첫 장은 아버지인 유지의 수기예요. 요리코가 어떻게 죽었는지,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의문점은 무엇인지, 누구에게 죽었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왜 죽었다고 생각하는지. 이 요리코가 죽고 나서 기록한 수기를 따라가다보면 요리코의 가족에게 닥쳤던 비극과 그 비극 이후 다시 닥친 요리코의 죽음이라는 새로운 비극에 대해서도 알 수 있죠.


요리코가 죽었으니, 나는 나를 딸에게 바치자. 내일은 내 생애의 마지막 하루가 되리라. - p. 73


아버지의 눈물겨운 부정으로 사건은 안타깝게, 그러나 확실하게 마무리된 듯 싶습니다. 어느 정도 불만있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이 끝난 사건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이 사건의 피해자로 지목된 사람의 배경이 문제가 됩니다. 정치계의 이해득실과 관계되어 재수사를 위해 한 사람이 파견되죠. 그 사람이 바로 노리즈키 린타로!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하면서 책 속에서는 탐정이죠. 그렇다고 이 책이 실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기보다는 일종의 장치입니다. 덕분에 이 요리코를 위해를 보면서 엘러리 퀸이 생각나기도 하죠?


폐허처럼 고립된 사랑. 그게 당신이 사랑이라 부르는 것의 형태란 말인가? 그런 것에 사랑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단 말인가. - p.416


그렇게 새롭게 등장한 탐정에 의해 사건은 재수사되게 되는데요. 어느정도 이해관계와 얽혀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진실을 밝혀내려 하는 노리즈키 린타로. 수기를 파고들고 사건 정황을 탐문하고 다니며 수기에 수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너무나 명확하게 느껴졌던 수기 속 이야기에 점차 헛점이 생기고 주변인들을 통해 요리코의 가족에 대해 새로운 점들을 듣게 되며 사건은 점차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되는 것입니다.


과연 진짜 가해자, 진범은 누구고 죽음의 이유는 뭐란 말일까요? 재조사를 하며 서서히 드러나는 이 사건의 진상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볼 수 있었던 노리즈키 린타로의 요리코를 위해. 수동적인 존재에서 점점 입체적으로 변해간다는 요리코가 가장 궁금했는데 요리코 뿐 아니라 아버지인 니시무라 유키, 그리고 어머니까지 모두 다 흥미진진한 인물들이더라구요. 진상에서 알 수 있던 사건의 트릭과 그럴 수밖에 없었던 진실까지 비극적이었던 이야기. 작가의 최고의 작품이라고 손꼽히는 작품이라는 이 이야기가 오류를 수정해 나왔다고 하니 읽어봤던 분들도 다시 읽어봐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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