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소녀
세라 페카넨.그리어 헨드릭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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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때문에 낯선 사람에게 가장 사적인 비밀을 털어놓기로 결정한 여자에 대해서도 속단을 내리기 쉽지요. 하지만 섣부른 억측은 접어두세요, 지금 당장은. - p. 9



가장 사적인 비밀을 대가로 돈을 받을 수 있다면 참여할 것 같은가요? '우리 사이의 그녀' 이후로 그리어 헨드릭스와 세라 페카넨이 두 번째 소설 '익명의 소녀'를 공동집필했는데요. 소재가 굉장히 재미있더라구요. 장애가 있는 동생 덕분에 항상 돈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방문 메이크업 아티스트 제시카와 흥미로운 심리연구를 진행하는 정신과 의사이자 뉴욕대 교수인 실즈 박사의 시점이 교차되며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비밀을 점차 드러내는 제시카는 위험을 느끼게 되는데요. 읽는 동안 실즈 박사의 실험은 대체 무엇을 위한 건지, 제시카는 어떻게 위험해지는건지 궁금해지게 됩니다.



 

규칙을 명심하세요. 솔직하고 진실하게 답할 것. 질문이 당혹스럽거나 고통스럽다고 해도 피하지 말 것. - p. 26



 

익명의 소녀에서 익명보장과 사례금지급이라는 조건에 혹해 자신에게 온 제안도 아닌 이 실험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제시카 패리스는 실즈 박사의 52번 피험자가 됩니다. 처음엔 질문에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실즈 박사는 노련하게 제시카에게 솔직한 답변을 얻어내죠. 몇 번의 조사 후 제시카는 특별한 제안을 받게 됩니다. 연구에 깊이 참여하면 더 큰 보상을 하겠지만, 더욱 요구하는 것이 많아질 것이라는 것. 그렇게 '52번 피험자'에서 직접 실즈 박사를 만나는 '제시카'가 되며 실즈 박사에게 극단에서 있었던 범죄행위, 동생과의 사이에서 벌어졌던 비밀과 같은 좀 더 많은 것을 털어놓게 되고, 위안까지 느끼게 되지만... 점차 이 실험은 제시카를 위협적인 상황에 몰아가죠.

 


피험자는 단 한 명입니다. (중략) 변수도 단 하나입니다. 당신. - p. 155



 

이 위험한 상황은 실즈 박사가 통제하지 못한 변수가 생겨나고부터 시작되죠. 제시카에게 더욱 과한 것을 요구하며 점차 실즈 박사는 자신이 실제 원하던 실험을 전개하는데요. 실제 실험장소에 있지 않은 박사는 모든 정보를 제시카의 답변으로만 파악하게 되고, 이 점이 상황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변수를 체크하지 못하고, 의혹을 불러일으키게 되는거죠. 그렇게 제시카는 실즈 박사를 의심하게 되고, 이 실험의 진의에 대해서도 파헤치게 되는 겁니다.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심리대결이 돋보이는 지점인데요. 이후로 변화해가는 둘 사이의 대화라던지, 관계변화가 매력적인 그리어 헨드릭스와 세라 페카넨의 익명의 소녀였어요.



 

답이 필요한 문제는 하나뿐이다. 두 사람 중 누가 더 위험한가. - p. 323

 

그리고 특별하게 취급되고 있는 5번 피험자의 정보와 알고 있던 정보들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어 점차 이 실험의 목적에 접근해가는 제시카의 사투가 흡입력이 있더라구요. 그녀의 정보를 통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인질로 삼아 실험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실즈 박사의 통제방식도 흥미롭구요. 둘의 캐릭터도 재미있었고, 결말부의 반전도 납득이 가는 방식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했지만 납득이 가는 결말이라 매력적이더라구요. 피와 살인이 난무한 스릴러를 주로 보다가 간만에 제대로 된 심리스릴러를 보게 된 것 같았던 그리어 헨드릭스, 세라 페카넨의 익명의 소녀 재미있게 읽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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