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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포스 2
돈 윈슬로 지음, 박산호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 완벽하게 이해했습니다. 멀론은 생각했다. 우리는 다 부패했다. 단지 각자의 방식으로 부패했을 뿐 - p. 1권 78-79
저만 몰랐던 것 같은 이 작가. 돈 윈슬로의 힘 있는 신작 영미소설이 나왔습니다. '개의 힘'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것 같은 작가인데요. 극찬을 많이 받은 작품이라고 하니 그 작품도 궁금해지네요. 여튼 제가 읽은 건 바로 '더 포스 1-2' 세트입니다. 제목이기도 하면서 책 내에서는 다 포스라고 많이 쓰이는 이 단어는 맨해튼 북부 특별수사대의 별칭입니다. 주인공은 데니 멀론. 경찰이죠. 그리고 부패한 경찰입니다.
○ 어떻게 선을 넘을 수 있냐고? 한 발 한 발 가다 보면. - p. 1권 384
돈 윈슬로의 이 영미소설에 나오는 인물은 대부분이 부패해있습니다. 물론 누구나 그렇게 태어난 건 아니듯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죠. 아버지 또한 영웅같은 경찰이었기에 처음 경찰이 되었을 때는 누구보다도 사명감에 불이 붙어있던 데니 멀론. 하지만 커피, 샌드위치 같은 작은 사례를 받게 되죠. 거기까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한 발 한 발 가다가 데니 멀론은 이제 그저 순수하기만 한 경찰은 아니게 된 것입니다.
○ 우리의 시작은 우리의 끝을 알 수 없고, 우리의 순수함은 우리의 타락을 상상할 수 없다. 그때 그가 아는 거라곤 이 일을 사랑한다는 것뿐이었다. - p. 2권 351
그리고 다 포스, 혹은 더 포스는 능력이 있었죠. 상상할 수 없는 파괴적인 방식으로 엄청난 실적을 거둬냅니다. 그렇기에 상부에서는 눈엣가시로 여기면서도 쳐내지 못하고, 점점 더 데니 멀론은 자신을 대단하게 생각하고 관할 지역을 자신의 왕국이라고 생각하게 되죠. 실제로 부패하긴 했지만 그래도 경찰이라고 대부분의 일은 제대로 해내기도 하구요. 하지만 원래 도덕성이라는 건 한 번 무너지면 다시는 전으로 되돌아가기 힘든 법이니까. 조금씩, 조금씩 더 큰 부패로 나아가고 그건 결국 데니 멀론의 발목을 잡아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 새 배지처럼 반짝이던 그의 영혼은, 그 배지가 금배지로 바뀌는 사이에 차츰 어두워지다가 지금은 밤처럼 까맣다. (중략) 데니 멀론이 원한 거라곤 좋은 경찰이 되는 것뿐이었다 - p. 2권 352
데니 멀론이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리는 돈 윈슬로의 더 포스 1-2. 어떤 특별한 사건이 나오거나 격한 액션이 두드러지거나 하는 류는 아니었고, 사람이 어떻게 부패되어가는지는 물론, 그런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게 되는 심정, 그런 자신감 넘치던 사람이 모두에게 쫓기며 겪게 되는 압박감과 불안감,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과정에서 겪는 참담함과 무력감, 마지막에서야 떠올리게 되는 하나의 소중한 가치. 이런 점들을 밀도있게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이런 심리서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돈 윈슬로의 더 포스 1-2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