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클락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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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록 17의 최대 특징은 안전장치다. 안전장치를 풀지 않아도 방아쇠를 당기면 자동으로 발사된다. 이 구조에 익숙지 않으면 사고가 나기 십상이지만, 오늘 계획에는 안성맞춤이다. - p. 9

 

 

일본소설 작가 기시 유스케는 제가 참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입니다. '검은집'으로 이미 유명하지만 전 '악의 교전'과 '신세계에서'를 더 좋아해요. 세 작품 모두 좋아하긴 하지만요. 그렇지만 이번 기시 유스케의 신작은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과는 좀 궤를 달리하는 '유리망치'의 후속작이라고 볼 수 있어요. '유리망치'에 등장하는 '준코'라는 변호사와 '케이'라는 방범컨설턴트이자 범죄자가 등장하는 그야말로 정통 추리소설. 총 4가지의 살인사건과 추리과정이 선보여집니다.

 

 

○ 이 모든 게 살인을 위한 트릭이라면 이나바 도오루는  악마에게 자신의 예술을 판 셈이다. - p. 129

 

 

네 가지의 살인사건은 모두 밀실살인이예요. 그리고 모든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케이'는 밀실트릭을 푸는 데는 도가 튼 인물이죠. 각기 다른 인물과 상황, 그리고 트릭을 가지고 있는 사건들을 신중하게 관찰하고 직관으로 꿰뚫어 풀어냅니다. 이런 류의 소설들의 결말부가 흔히 그렇듯 이건 풀지 못할 것이다! 하고 저지른 사건을 하나하나 설명하며 풀어가는 케이의 설명을 보고 있으면 이해하는 데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굉장하죠. 이 느낌이 바로 이런 정통 추리소설에 매니아가 생기는 원인이 아닐까 싶어요.

 

 

○ 이 자리에는 범죄나 미스터리에 조예가 깊은 분들이 있습니다. 범인이 아무리 교활하더라도 모든 사람을 끝까지 속일 수 있을까요? - p. 223

 

 

단순 원한, 신념에 따른 살인, 돈에 얽힌 사건, 애정사가 얽힌 복수까지 각기 다른 상황 설정에도 흥미가 갈 수밖에 없었는데요. 저는 가장 마지막 '콜로서스의 갈고리발톱'이 트릭은 그렇게 꼬여있지 않았지만 가장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사건을 풀어나가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그 사건이 벌어지게 된 배경에 더 재미를 느끼는 성향때문인 것 같은데요. 사건의 배경보다 트릭을 푸는 걸 좋아하는 퍼즐러 작품 매니아들이라면 작품의 제목인 '미스터리 클락'을 가장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세세한 풀이과정을 보며 변태적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의 트릭이었거든요.

 

 

○ 준코 역시 자신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사람이 죽기 직전의 소리를 듣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어떤 확신이 들었다. 이것은 살인사건이다. - p. 415

 

 

날씨도 선선해지고 책 한 권 가볍게 들고 선선한 바람 맞으며 책읽기 참 좋은 독서의 계절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수수께끼 풀이를 즐겨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볼 것이라고 자신하는 일본소설 미스터리 클락. 준코와 케이의 만담도 빠질 수 없는 재미였는데요. 네가지 다른 색을 가지고 있는 밀실 트릭을 케이가 풀어내기 전에 직접 풀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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