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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추지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평점 :
현 시대는 참 다들 열심히 사는 시대죠. 조금만 빈둥댔다가는 대번에 호통을 듣게 됩니다. 젊을 때야 말할 것도 없고 평생을 공부하고 노력하고 기를 쓰고 열심히 살아야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다고들 하죠. 실제로 운이 좋지 않고서야 그 말이 맞기도 하기에 저도 열심히 살아가려고 시류에 편승하고는 있습니다만 내면의 게으름이 저를 지배할 때가 있어요. 사실 휴식이야말로 더 열심히 하기 위한 원동력이 되어주잖아요. 휴일이 있기에 평일에 더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으름이란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박혀있는데 쉬다가 이렇게 놀아도 되나 문득 불안해질 때 나 자신에게 정당화를 내릴 수 있을 것 같은 일본장편소설이 나와버렸네요. 읽고나면 이야, 이 책은 대체 뭐지? 내가 대체 뭘 읽은 거지? 하고 얼이 빠져 버리는 동시에 참신함에 감탄하게 되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일본소설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을 읽었답니다.
아아, 나는 이제 의미 있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야. - p. 135
모리미 도미히코의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의 주인공 고와다는 지독한 게으름뱅이입니다. 당당하게 자신을 게으르다고 정의하며 기회가 닿을 때마다 게으름을 만끽하죠. 이런 게으름뱅이가 어떻게 모험을 떠나느냐. 그 과정이 참 재미있습니다. 게으름뱅이는 자신의 휴일을 지켜내기 위해서 동화같은 모험을 겪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