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안는 것
오야마 준코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고양이는 안는 것 

 

잃어버려서 마음 아픈 것은 손에서 놓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소중한 것은, 보통은 하찮게 보인다는 것도 알았다. 하찮은 것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 p. 55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메종 드 히미코' 영화로 유명한 이누도 잇신 감독이 만든 '고양이는 안는 것' 영화가 곧 개봉을 맞는다고 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드라마 '1리터의 눈물' 주연인 사와지리 에리카가 출연한다고 해서 굉장히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예요. 그런데 이 작품의 동명 원작 소설이 있다고 하길래 미리 작품 예습해 볼 겸해서 읽어보았습니다. 그 책이 바로 이 오야마 준코의 일본 소설 '고양이는 안는 것'이랍니다. 

 

고양이 집회를 보면 말이지요. 이따금씩 울음소리도 들리지만 정말 한참 동안 꼼짝을 하지 않아요. 그런데도 신기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느낌이 든단 말입니다. 인간은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제정신이 아니라고들 생각하니까 함부로 말하긴 뭔하지만, 저는 확신했습니다. 고양이 집회에서는 중요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그것은 고양이의 행복에 관한 것이고, 고양이의 행복은 인간의 행복과 연결되어 있다고. - p. 79


굉장히 동화스러운 작품이었어요. 읽고 나면 왠지 고양이가 안고 싶어지는 소설이라는 평이 띠지에 인쇄되어있던데 저도 읽고나니 딱 그런 감정이 들더라구요. 세상에는 외로움도 고독도 슬픔도 많고 많지만 그래도 역시 사랑과 애정 또한 세계 안에 공존하고 있는 것이라는 묘한 감정이 들어요.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고양이 사이의 관계에서도 역시 따뜻함과 힐링은 존재하고 있네요. 

 

고양이는 그리는 것이 아니라 안는 거야. - p. 95

 이 안에서 사람들은 고양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고양이들은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있어요. 그리고 각 단편에서는 고양이와 사람 사이의 관계성, 고양이 집회와 고양이들, 이 두 가지가 사람과 고양이의 시점으로 보여집니다. 러시안 블루 수 고양이 요시오와 40대 미혼 여성 사오리, 삼색 암 고양이 키이로와 색각에 이상이 있는 화가인 고흐, 삼색털 수컷 아기 고양이와 아오메 강의 백로 철학자, 고양이들이 존경하는 존재인 '그 분'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과 고양이가 나와 그들의 이야기를 보여줘요. 

 

어렵게 완성한 그림은 고흐 그 자체였다. 다름을 감싸는 따뜻함으로 충만했다. - p.148

 

옴니버스로 진행이 되는 이 이야기들은 항상 행복하진 않고 이별도 괴로움도 있지만 결국엔 따스함으로 서서히 진행되네요. 인간과 고양이의 관점의 차이도 재미있고, 고양이는 인간과 있을 때 행복한지, 자유로운 고양이일 때 행복한지에 대한 각 고양이의 생각도 보여져서 흥미롭습니다. 네코스테 다리에 있는 모든 고양이들의 사랑스러움을 보다가 마지막 아기 고양이가 겪는 에피소드에서는 웃음을 짓게 되더라구요. 오야마 준코의 일본 소설 '고양이는 안는 것'. 정말 한 편의 동화같은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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