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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웨이 다운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황석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어젯밤, 형이 살해당했다.'
라는 문구는 스릴러나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쯤 혹할 법도 합니다.
저도 그 사람들 중 하나였는데요,
롱 웨이 다운은 약 300페이지 가량의 소설입니다.
그러나 완독에 필요했던 시간은 불과 한 시간입니다.
이유를 꼽으라면 이 책의 독특한 구성을 들겠는데요
이 책은 여타 소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책입니다.
형식은 운문에 가깝고요, 읽다 보면 호흡은 시나리오에 가깝습니다.
책의 각 페이지들은 타이포그래피로 구성된 느낌인데요
그래서 자세한 묘사 없이도 인물의 감정선이나 생각, 상황을 생생하게 그리며 따라갈 수 있죠.
이 책은 결말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형을 죽인 사람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윌의 이야기이지만 그 복수가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알 수 없어요.
일반 장르소설들과는 달리 윌은 그다지 치밀하지도 않고요,
형을 죽인 사람이 윌이 짐작하는 사람이 확실한지조차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롱 웨이 다운' 이라는 소설의 제목은 전반적 소설의 백그라운드와 관련이 있는데요
이 이야기는 7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층으로 내려가는 60~70초 남짓한 시간을 그려냅니다.
실제로는 짧은 시간이지만 윌이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것들로 인해 윌은 마치 엘리베이터가 철로 된 관과 같이 느껴진다고 표현해요.
실제로 엘리베이터에 탄 인물(누군지 밝히지는 않을게요. 스포가 될 수 있어서...) 중 하나가 말하죠.
"내려가는 길은 아주 기니까."
이 대사마저도 타이포그래피를 활용해 읽는 사람마저도 끝없는 구덩이로 떨어지는 느낌이 들게 만듭니다.
굉장히 특이한 구성이 마음에 들었던 소설입니다.
다만 결말은 조금 어려워서 책을 덮은 후에도 며칠간 곰곰이 생각하게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윌이 죽은 건가, 했다가
오늘 새롭게 내린 결론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복수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계속 이어나갈 것인가 하는 물음을 윌에게 던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네 선택은 뭐야?
하는...ㅎㅎ
할렘가가 전체적 배경이라고 하던데 그만큼이나 잔혹하기도 했던 소설 "롱 웨이 다운."
흡입력 강한 형식과 구성으로 단숨에 잘 읽은 소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