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중요한 건 머리카락이 아닙니다." 나는 그때 그렇게 말했는데, 반만 농담조였다. 그 말은 사실이지만, 머리카락은 삶을 말해 준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머리카락은 육신이라는 초의 불꽃이고, 그 불꽃이 잦아들면 육신도 쭈그러들어 녹아 없어진다. 한때 정수리에 높이 틀어 올려 묶는 머리가 유행하던 시절에는 나도 따라 할 만큼 숱이 있었다. 올림머리의 시대에는 뒷머리를 동그랗게 말아 올렸다. 그러나 이제 내 머리카락은 아르두아 홀에서 우리가 먹는 끼니 같다. 듬성듬성하고 부족하다. 내 삶의 불꽃이 사그라지고 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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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구니 2025-10-04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녀이야기>에 이어서 마거릿 애트우드의 <증언들>을 읽고 있는데 정말 철학적인 책이다. ‘머리카락은 육신이라는 초의 불꽃‘이라니! 나 또한 내 삶의 불꽃이 사그라지고 있다는 감각을 공유하고 있다. 그래도 요 몇 년간은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독일에서 왔다든가 어디라든가 아무튼 맥주 효모로 만든 알약을 주신 분, 적외선 나오는 헬맷을 빌려주신 분, 이런 훌륭한 분들 덕분이다. 이분들은 특별히 추석을 잘 보내시길^^

광주행 버스를 탔다. 한 다섯 시간 정도 걸리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