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개인주의 외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40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정훈 옮김 / 책세상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쓴 일본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책 '나의 개인주의 외' -김정훈 옮김(책세상)은 나쓰메 소세키의 강연록을 실은 책이다.
강연록이다 보니 딱딱함과는 거리가 멀고, 간간이 작가의 유머러스함도 느껴지고, 특유의 겸손함과 개인적인 인품 같은 것도 묻어나서 불편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몇 개의 강의 꼭지 중 이 책의 표제이기도 한 '나의 개인주의'라는 강연에서 소세끼는 이렇게 말한다.

개인주의를 설명하던 중 그에 반하는 걸로 느껴지는 국가주의에 대한 자기 생각을 말하는 대목이다.

"...국가라는 것이 중요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아침부터 밤까지 "국가 국가"하며 마치 국가에 매달리는 듯한 행동은 도저히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항상 국가의 일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는데 그렇게 끊임없이 한 가지 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두부 가게에서 두부를 팔고 다니는 것은 결코 국가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근본적으로는 자신의 의식주를 위한 돈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당사자가 어떻든 그 결과가 사회에 필요한 것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간접적으로 국가에 이익이 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늘 낮에 나는 밥을 세 공기 먹고 밤에는 네 공기로 불렸다고 할 때도 꼭 국가를 위해 증감한 것은 아닙니다. 정직하게 말하면 위의 상태로 정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것들도 간접적으로 말하면 반드시 국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다고 할 수는 없고, 아니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세계의 대세에 얼마간 관계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중요한 당사자가 그런 점을 생각해서 국가를 위해 밥을 먹어야하고 국가를 위해 얼굴을 씻어야 하고 또한 국가를 위해 화장실에 가야만 한다면 큰 일 입니다. 국가주의를 장려하는 일은 아무리 해도 상관없지만 사실 불가능한 일을 마치 국가를 위해 하는 것처럼 가장하는 것은 위선입니다..."


kbs 에서는 김제동이 스타 골든벨에서 하차하고 손석희는 mbc 100분 토론에서 조만간 물러날 것이라고 하는데, 쓴 소리 듣기 싫어하고 결벽증 적으로 자기비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정부가 거기에 입김을 불어넣은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들린다.(소문이길 진심으로 바란다.)

소세끼 글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a: 자기 자리에서 충실하게 무언가를 하던 사람들이 또 어딘가에서 b: 자기 자리에서 충실히(?)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자기 일을 못하게 된 셈이다.
 

일사분란한 '기도'로 우리가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스타골든벨에는 말 잘듣고 있는 듯 없는 듯한 인형을 앉혀놔야 하고, 100분 토론에는 '국가발전'을 위해서 자기 말에 토다는 애들은 싹 무시하는 '착한 아이'가 적당하다.

정부는 이런 저런 이유를 갖다붙이며 압력이 없었다고 말을 하겠지만, 사실 들여다보면 볼 수록 그 수가 얕고 유치하고, 한마디로 촌스럽다...

어린아이들의 특징이 이것 저것 다 떠나서 자기한테 칭찬해주고 맛있는 거 사주면 좋은 사람이고, 혼내고 꾸짖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단순함이라고 하던데, 이건 뭐 어린아이들 친구하기 딱 좋은 그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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