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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슨 새일까?
배명자 지음 / 생각의집 / 2024년 6월
평점 :
집 앞을 가벼이 산책하거나 등산을 가면 크고 작은 새들을 만나는 경우가 참 많다. 요즘은 습지탐방에 관심이 많아져 계절 따라 움직이는 철새들이나 백로, 왜가리 같은 큰 새들도 자주 마주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이건 무슨 새일까?>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아무래도 특징이 뚜렷한 새들은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어떤 새인지 알 수 있지만 뚜렷한 특징이 없거나 몸집이 작고 빨라 관찰이 어려운 새들은 너무 예쁘고 귀여운데도 도무지 이름을 모르는 상태로 마주치는 일이 허다하다. 그런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어 줄, 책!. 우리가 집 앞에서 만날 수 있는 새들을 무려 82종이나 수록하고 있다. 오늘부로 나는 마주치는 새들의 이름을 부르며 인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빠진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새소리 시계’ 새들은 정해진 순서에 따라, 해 뜨는 시간에 따라 울음소리를 낸다고 한다. 매일 듣는 새 소리도 저들만의 규칙과 룰이 있었다니 알면 알수록 참 귀엽다.
책을 읽으며 ‘어? 나 얘 아는데?‘ 하는 반가운 소리가 터져 나온 건 다름 아닌 진박새였다. 정말 자주 마주치는 새인데도 이름을 몰랐다. 등에 덮인 푸른 얼룩무늬를 보고 ’파란 참새‘라고 부르곤 했는데 책장을 넘기다 녀석이 보이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칠-비-칠-비-칠-비 하는 울음소리도 머릿속에 떠올랐다. 진박새의 고향이 유럽인지 몰랐는데 멀리서도 왔구나. 진박새는 주로 침엽수 숲에서 관찰할 수 있어서 ’전나무새‘라고도 부른단다. 둥지는 나무 구멍이나 땅 구멍 혹은 바위 틈새에 짓고 겨울에는 소나무 열매를 먹는다. 이제는 진박새와의 만남을 고대하게 될 것 같다. 다음에 만나면 꼭 이름을 불러줘야지!
높은 산에 오르면 꼭 보이는 녀석들이 있는데 바로 까마귀다. 난 그저 온몸을 검게 뒤덮고 있으면 전부 까마귀구나 싶었는데 까마귀도 송장까마귀, 떼까마귀, 안개까마귀, 큰까마귀까지 종류가 정말 많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다. 까마귀는 주로 들판, 풀밭 등 다양한 자연에서 자주 나타나며 도시와 시골마을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잡식성이라 도시에서도 잘 살아가고 옛날에는 까마귀들이 다 같은 종으로 취급되어 모두 송장까마귀라 불렸다고 한다. 부리에 깃털이 있고 온통 까만색이면 송장까마귀! 부리가 회색이며 깃털이 없으면 떼까마귀! 등과 배에 옅은 회색털이 있으면 안개까마귀! 한국에는 없는 커다란 까마귀인 큰까마귀! 까지 이제 나는 까마귀도 구분해 부를 수 있게 됐다.
여러모로 너무 재미있고 유익했던 <이건 무슨 새일까?>, 새에 관심이 많은 성인도, 한창 호기심어린 질문을 쏟아내는 아이들에게도 너무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