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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식물과 열애 중 - 베란다 정원으로의 초대
강경오 지음 / 프로방스 / 2024년 1월
평점 :
무려 10년 동안 베란다 정원을 가꿔 온 10년차 베란다 가드너라는 강경오 작가님의 <나는 오늘도 식물과 열애 중>.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무슨 일이든 10년을 반복하면 전문가가 된다고 생각한다. 책을 펼쳐보기 전에는 베란다에서 300여 개의 식물을 키운다는 게 가능한가? 베란다에서 몇몇 식물을 키우는 건 그저 취미 정도가 아닐까 섣부르게 판단했는데, 책의 첫 장에 실린 작가님의 베란다 정원을 보고 한눈에 반할 수밖에 없었다.
베란다 ‘정원’이라기보다는 베란다 ‘정글’에 더 가까운 느낌을 주는 이 사진을 보고 로망이 생겨버렸다. 아직 제대로 된 반려식물은 없지만 나중에 ‘내 집’이 생긴다면 나도 저렇게 식물에 둘러싸인 집에 살고 싶다는 로망. 그 로망을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조금씩 가드닝을 배워둬야겠다.
<나는 오늘도 식물과 열애 중>에서 작가님이 소개 해주신 식물들은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내가 알던 녀석들도 있고 생전 처음 보는 녀석들도 있었다. 식물 하나하나의 매력 포인트를 소개해 주시기도 하고 그 녀석들과 얽힌 에피소드를 풀어내 주시기도 한다. 식물을 돌보고 키우는 건 가드너인데 녀석들에게 물을 주고 낙엽을 정리해주면서, 초록별로 떠나는 녀석들을 보거나 죽은 줄만 알았는데 다시 싹이 올라오는 녀석들을 보면서 도리어 이상한 위로를 받는다는 게 이래서 그저 ‘식물’이 아닌 ‘반려 식물’이 되는 거구나 싶다. 소개 끝자락에는 녀석들이 가진 꽃말이나 어떻게 하면 잘 기를 수 있는지 꿀팁 까지 적어주셔서 재밌는 에세이 같기도 하고 식물 백과사전 같기도 했다.
본격적인 가드닝에 발을 들이기에 앞서 나와 맞는 반려식물은 어떤 녀석들이 있는지 고심했다. 책에 실린 녀석들이 전부 각기 다른 매력으로 나를 유혹했기 때문에(게다가 모든 녀석들에게서 작가님의 애정이 담뿍 느껴져서 전부 빛이나 보였다) 개중에 몇몇 녀석을 추리기가 참 힘들었는데 어렵고 어렵게 두 녀석을 맘속에 품었다.
은빛 빗살무늬 이파리가 매력적인 필라덴드론 버킨(무늬 콩고)
보송보송한 솜털을 가진 자주 달개비
나에게도 녀석들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이 찾아와 줬으면 좋겠다!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진 요즘 나만의 베란다 정원을 꾸미고 싶거나 본격적으로 반려식물을 들이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