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 베트남과 전쟁의 기억
비엣 타인 응우옌 지음, 부희령 옮김 / 더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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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우리 역사와 닮았다. 베트남 전쟁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지 않듯, 한국전쟁의 기억 역시 사라지지 않는다. 남베트남의 부패와 통킹만 조작사건을 통한 미국의 개입. 이데올로기들의 충돌...결국 상처받는 것은 민중일 터. 일본이 우리에게 빚이 있듯, 한국 역시 베트남에 빚이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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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정의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 '제노사이드'와 '인도에 반하는 죄'의 기원
필립 샌즈 지음, 정철승.황문주 옮김 / 더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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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책이었습니다. 추적스릴러같은 느낌이랄까. 1945년 이전까지 전범들을 처벌할 인권법이 없었는데, 그 인권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정말 흥미롭고 긴박감 있게 잘 그려져 있네요. 최근 ‘보스니아 내전‘의 전범들이 이 법에 근거해 처벌받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 법이 전쟁 억지력으로 작용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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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의 공적이자 기득권자들의 친구. '적자생존'이란 개념을 처음 사용해 약자는 도태되고 강자만이 살아 남는 것을 당연시한 사회다윈주의자.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정당화했던 영국사회학의 창시자 허버트 스펜서! 누가 이러한 사람의 책을 읽고 싶겠는가? 하지만 이 책의 해제와 원문을 읽으면서, <개인 대 국가>를 읽은 독자 입장에서 그가 받았던 비난이 타당한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됐고, 과연 허버트 스펜서는 누구인가? 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전체적으로 <개인 대 국가>를 요약하면, 1장에서 자유주의자였던 '휘그당'(당시 영국 정당은 보수적인 토리당과 자유적인 휘그당이 있었다)이 절대 군주에게 개인의 자유를 찾았던 초기 자유주의 사상을 잃어버리고 무분별한 과다 입법을 만들어내 개인의 자유를 오히려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자유주의자였던 휘그당이 새로운 토리주의가 되었다고 비판한다. 2장에서 국가 조직과 권력이 비대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빈민 구제를 위한 국가적 강제와 우편, 철도 등의 국영화로 인한 국가의 권력과 통제의 강화는 사회주의와 같은 통제국가로 갈 수밖에 없고 이러한 국가의 비대화와 통제에 대해 우려한다. (이 부분에서 스펜서는 사회주의의 몰락을 예측한 것 같아 놀라웠다.) 3장에서 잘못된 입법으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었는데도 입법자들으 결코 책임지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또한 입법자들은 제대로 사회 현상에 대한 공부도 없이 무분별하고 반복적으로 입법을 세워 국민을 통제한다고 비판하며, 국민 역시 이들에 대해 너무 관대한데, 그들이 세운 법으로 인해 자신들의 삶에 영향을 받는다는 분명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4장에서 스펜서는 국가가 국민이 선거를 통해 자신들에게 주권을 위임했으므로 자신들은 국민을 위해? 법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국민은 이에 따를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거대한 정치적 미신'이며 진실이 아니라고 논박하며 국가 권력의 정당성을 부인한다.          

허버트 스펜서는 누구인가? 인터넷을 통해 알아가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먼저는 <종의 기원>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조차 '나보다 몇 배는 나은 선배','우리 시대의 위대한 철학자'라고 불렀고, 당시 영국인에게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비교될 만했던 현대 사회학의 아버지자 영국 사회학의 창시자. 영국 사상가 중 20세기 버트란드 러셀 이전에 최초로 전세계적으로 밀리언셀러 철학자가 될만큼 유명했던 사상가. 이러한 수식어만으로는 이미 그는 독자들이 그 이름을 익히 기억되어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나에게 각인되어 있지 않았다. 채 한 세기도 지나지 않아 그는 저주받은 사상가가 되었다. 최정상에서 추락해 바닥으로 떨어져 공개적인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이다.

 

왜 스펜서는 비난 받는가? 

스펜서 비판의 확대 재생산은 미국의 역사학자 호프스테터에 의해 주도됐다고 역자는 말한다. 사회 현상을 생물 현상과 같이 진화로 설명하려는 시도에 대해 사회학자들은 반발했다. 스펜서에 대한 비난의 중심에는 그가 사용한 '적자생존'이란 말이 존재한다. 이 개념은 나중에 <종의 기원> 5판에 찰스 다윈이 받아들여 우리에게 알려졌다. 문제는 이 단어가 '강자생존'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져, 약자의 도태를 당연시하고 강자의 입장을 옹호한다고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스펜서가 말한 '적자생존'이 과연 '강자생존'의 개념이었을까? 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펜서가 <개인 대 국가>에서 말한 '공적에 따른 분배'를 이해해야 한다. 스펜서는 개인윤리와 국가윤리를 구분한다. 개인윤리에서는 공적을 많이 쌓은 부모가 공적이 없는 아이들에게 공적을 나누워줘야 가족이 유지 존속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가윤리에서는 공적을 많이 쌓은 사람이 더 많이 가져가는 것이 정의라고 말한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만약 적은 공적을 쌓은 사람이 더 많이 가져간다면, 당연히 어른 사회에서는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스펜서는 공적을 많이 쌓기 위해서는 '적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스펜서는 아쉽게도 '적자'만이 살아남는 것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적자'는 '적합자', 즉 환경에 잘 적응한 사람이다. 고대 사회에서는 사냥을 잘 하는 사람이 물리적 힘이 센 사람이 '적자'라면, 현대는 정보력이 강한 사람이 '적자'일 것이다. 스펜서는 '적자'가 관용의 차원에서 '부적자'를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적자생존'은 충분히 곡해의 여지가 있지만, 그의 사상적 기반이 되는 '도덕 감성'을 고려해 볼 때, 그는 도덕적인 적자를 바란 것 같다. 즉, 그는 자신만의 재산과 권력을 늘리려는 부자보다는 워렌버핏이나 빌 게이츠 같은 사람이 진정한 적자인 셈이다.

스펜서의 이 책을 읽으면서 그에 대해 느낀 것은 그는 철저한 '개인주의적 자유주의자'라는 것이다. 당시 자유주의는 '사회주의적 자유주의'와 '개인주의적 자유주의'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주의적 자유주의'는 국가 차원의 복지를 옹호하는 반면, '개인주의적 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최우선시 한다. 나 자신은 '사회주의적 자유주의'를 옹호하지만, 스펜서의 복지에 대한 비판에는 일면 수긍되는 점이 있다. 스펜서는 국가가 복지를 위해 먹고살기도 빠듯한 가난한 사람에게도 세금을 강제적으로 거두는 것은 이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한다고 말한다. '도울 가치가 없는 가난한 사람'을 위해 부자에게 거두는 세금은 사치품을 좀 줄이면 되는 문제이지만 '도와줄 가치가 있는 가난한 사람'에게 거두는 세금은 필수품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고, 이러한 국가의 강제 권력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스펜서가 말한 '도울 가치가 없는 가난한 사람', 즉 일 하지 않으려는 사람의 범주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그가 말하려고 한 취지는 충분히 공감이 된다. 국가가 강제적으로 거두는 세금은 과연 모두 필요한가? 설혹 필요하다고 해도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가? 이러한 반문에 대해서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국가가 강제적으로 거두는 대표적인 세금이다. 개인에게 선택할 권리가 없다. 부의 불평등에 대한 복잡한 논의는 차치하고라도 당장 먹고 살기 힘든 이들에게 이 세금은 부담스럽다. 스펜서는 국가의 무분별한 입법에 의한 강제적인 세금에 대해 비판적이다.

스펜서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개념 중의 하나가 '동등자유의 법칙'이다. 이 법칙은 개인의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 개념을 모르던 때에도 나 자신에게는 중요한 판단의 원칙이기도 했서 반가웠던 개념이다.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범위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으나 스펜서가 말하는 '국가가 해야 할 일' 중 중요한 역할이다. 스펜서는 '자유국가의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정의를 관리하는 것'인데, 그는 두가지 정의를 말한다. 첫째가 '동등자유의 법칙'을 관리하는 것이고, 둘째가 '공적에 대한 분배'를 관리하는 것이다. 즉 개인 또는 집단 간의 자유를 침해에 대한 조정자이며 개인과 집단(또는 다른 종류의) 간의 공적의 공정한 분배 조정자 역할이다.

스펜서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개념이 '도덕 감성'이다. 스펜서의 여러 개념을 살펴볼 때, 스펜서에게는 '적자'가 '생존'하는 것은 필연이다. '적자'는 도덕적인 감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적자'들은 '부적자'들을 관용의 차원에서 도와야 하며, 무조건적인 도움은 '부적자'들을 태만하게 할 수 있으니, 자립 가능한 정도로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스펜서가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옹호했다는 것은 책을 통해 사실이 아닌 것같다. 스펜서는 국내의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관대한 잣대를 들이대는 사람들이 외국을 침략하는 것에 대해서는 옹호하는데, 이러한 이중적인 인식에 대해 비판한다. 실제 스펜서는 영국의 제국 전쟁(당시는 보어 전쟁)을 반대하며 영국부터 침략전쟁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생각은 그의 '동등자유의 법칙'에 기반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에게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 국가와 국가 간에도 이 법칙이 준수되어야 한다고 말한는 것으로 보인다. 
 

스펜서를 재평가하려는 사람들은 스펜서가 실제 만한 것이 아닌 것도 그가 말한 것처럼 왜곡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 스펜서의 저작들을 읽고 비판하기보다는 스펜서 비판서들을 받아들여 스펜서의 비난이 부풀려져 확대되고 재생산된다고 비판한다. 비판자나 옹호자들의 스펜서 논쟁의 진실 여부는 그의 저작에서 찾아져야 할 것이다. 나에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던 책이었다.

관료주의 인습의 불합리함은 엄격할 필요가 없는 경우에 엄격하고 엄격해야 할 경우에 느슨한 것인데, 이 불합리함이 때로는 물의를 일으킬 정도로 아주 심하다.

우리는 입법자들이 저지를 수 있는 해악에 대한 그들의 책임을 아주 너그럽게 평가한다. 대부분의 경우, [자신들도] 모르면서 제정한 법 때문에 재해가 일어난 것에 대해 그들이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기는커녕, 우리는 그들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도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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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는 두뇌게임이다 - 세계 최강의 승부사 이태혁의
이태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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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만 주식투자자. 그중 개미투자자의 비율은 99%를 넘어선다. 하지만 그들의 수익률은 어떨까? 아쉽게도 주식투자하면서 돈 벌었다는 개미를 본 적도 들은 적도 거의 없다. 아주 소수의 슈퍼개미들과 외국인, 기관들만이 수익을 낼 것이다. 소수의 그들이 벌어들인 돈은 누구의 돈인가? 일확천금이나 주식투자도 투자라고 떠벌리는 사람들의 사탕발림에 넘어간 개미들의 돈이다. 

주식시장은 자본주의 국가들이 인정한 최고의 사기성 짙은 투기게임장이다. 나 역시 내 자산비중의 상당 부분을 주식으로 날렸다. 내 실력없음을 한탄하기에는 주식이란 것이 그리 녹록한 게임판이 아니다.  나름대로 꽤나 공부도 해봤지만, 초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차트에 매몰돼 사고팔기를 거듭하다보면, 수익률은 언제나 마이너스다. 

고수들의 그럴싸한 비법책을 읽어봐도 언제나 결과는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자신감에 불타오르면 더 큰 손실만 있을 뿐이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 왜 항상 개미는 큰손들의 밥이 되어야 하는가?  

<주식투자는 두뇌게임이다>는 이런 개미들의 태생적 한계를 지적한다. 저자는 주식투자도 게임이라고 선언하며, 일명 '큰손'들에게 당할 수밖에 없는 개미들의 한계를 제시하고 그 해결점을 제시한다. 사탕발림처럼 난무하는 주식서들과는 달리, 투자의 원칙론적인 얘기들을 말하지만, 결국 주식투자를 하다보면, 원칙이, 기본이 가장 중요함을 세삼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나'와 '상대(큰손)','시장'을 공략하는 원칙론적인 40가지 법칙을 말하고 있지만, 지루하지 않다. 그 이유는 포커천재로서의 저자의 경험이 책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투기성 게임의 예를 통해 주식투자의 통찰을 더하는 저자의 시선이 이전의 주식책과는 사뭇 다르다.  

이 책의 장점은 기존의 주식투자서와는 달리, 도박사(?)였던 저자가 자본주의 최대의 도박판 주식시장을 냉정한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면서, 당하기만 하는 개미들에게 전체적인 주식투자의 방법론을 제시하는데 있다.  

더불어 이 책에 들어나는 단점 역시 존재한다. 저자가 말하는 원칙들은 이미 주식을 꽤나 공부한 사람이라면,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점보다는 장점을 높이 살만하다. 주식을 처음 접하거나 계속 시장에서 주눅들어 있는 투자자라면, 저자가 말하는 40가지 게임의 법칙을 꼼꼼히 되새김질하길 바란다.  

 이 책은 실전투자서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 바로 수익률이 높아질 것 같은 환상도 없다. 오히려 저자는 이러한 환상을 벗겨 주식투자의 어려움을 냉철하게 바라보기를 권고한다. 이 책에서 당장 돈을 벌어줄 묘책을 찾는다면, 애초에 주식투자를 그만두길 바란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손자병법에서 말했다. 나와 주식시장, 그리고 주식시장을 흔들어대는 상대를 알면 시장에서도 위태롭지 않을 수 있다.  손자병법처럼 나는 이 책이 주식투자서의 '이태혁병법'이 되길 바라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개미투자자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줄 것이라 믿으며, 주식투자자라면 한 번 쯤 정독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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