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누구냐? - 마음의 끝에 서서 눈을 들어라
김건웅 지음 / 슈하인터내셔널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서평 『너는 누구냐』

 

  먼저 이런 종류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고 하기에는 나의 이해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서평이라기보다는 그저 글을 읽은 ‘소감’ 정도로 명명하며 시작하고자 한다.

 

  최근 들어 수행방법에 대한 여러 스승의 글들을 접하게 된다. 필요에 의한 것인지, 다른 까닭이 있어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깨달음이라는 문을 여는 방법의 다양함을 인지하게 된다. 영성이 상품화되기도 하고, 자신만의 수행방법을 주장하여 눈 밝지 못한 이들을 먼 길 돌게 하는 이들도 있지만 어쨌거나 소수만의 전유물로 닫혀 있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이 세대가 오히려 다행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서두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어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전체적인 맥락을 놓치지 않기 위함이라며 거듭 당부하고 있다. 7일간의 강의로 목차를 나누고 차례차례 사실적인 것을 들어 설명하고 쉽게 이해시켜가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우리가 피상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나’라는 것의 여러 모습들을 자세히 관찰하게 한 후 진정한 ‘나’에 대한 설명으로 이끌어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내게는 이 방법이 좀 지루하고 머리가 아프기도 했다. 하나의 章이 넘어갈 때마다 같은 내용이 의도적으로 반복되는 까닭도 있었겠지만 이런 지식적 탐구방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성향 탓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나라는 것의 실체를 하나하나 자세히 파헤치며 점점 깊은 곳으로 인도하여 허상과 실체를 분별하게 하고 마지막에 그 모든 것을 넘어서서 본성계합으로 이끄는 이 방법을 잘 따라간다면 어렵지 않게 궁극의 자리에 다다를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이런저런 모습의 ‘나’를 설명하고 있을 때, 들여다보는 나는 일종의 느낌에 가깝다. 생각도 감정도 없는..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날 때 생각과 감정이 일어난다기보다 그것에 반응하는 나를 보고 있다고나 할까..이 책에서는 이런 상태를 객관화라고 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러한 느낌도 모두 허상이며 어떤 대상이 객관화가 된다고 해도 그것 또한 바다를 찾기 위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가재에 불과하다고 한다. 보는 자가 없이 대상만 보여도 본성과 가까워진 것은 아니라고 한다. 수정에 물드는 것이 무엇일지라도 그것은 수정이 아님을 비유하며 수행과정의 현상들을 부정하고 또 부정한다. 그리고 최후의 인식 즉 본성계합은 단 한 번만으로도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결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그것은 스스로 체험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내게는 이 책이 여러 번 차근차근 곱씹어 읽어야할 내용인 것 같다. 여유를 두고 주의깊게 사유하며 저자가 인도하는 길로 따라가 봐야할 것 같다. 사실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누구를 대하든 가르침이야 없겠는가마는 영성의 길을 탐구하고 찾는 눈 밝은 이들에게 이 책은 갈 길을 곧장 인도하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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