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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씨의 마음 미술관 - 더없이 소중한 날들을 위한 명상과 그림의 눈부신 만남
크리스토프 앙드레 지음, 이세진 옮김 / 김영사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이런저런 책들을 읽다보면 어떤 책들은 만들기에 수고한 공에 비해 그냥 대강의 중심내용만 파악하게 되는 책이 있고, 또 어떤 것은 읽기가 아까워 내용을 곱씹어가며 일부러 속도를 늦추며 읽는 경우가 있다.
<앙드레씨의 마음 미술관>은 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의미를 반추하며 저자와의 발걸음을 나란히 하고서 책장을 넘기고 싶은 책이다.
스물여섯 점의 명화를 명상으로 풀어내며 이야기하는 이 책은 마치 경건하고 고요한 그림 전시장에 온 듯, 책 자체로써 명상상태에 들어 있는 것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프롤로그에 배치된 렘브란트의 <명상하는 철학자>로 내면세계로의 여행을 시작하며 천천히 그리고 섬세하게 그 과정을 안내하고 있다.
마음 챙김은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자각함이다. 이 책에서는 몇 백 년 전의 그림들 속에서 그림을 보고 있는,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느끼게 한다.
전체적인 그림을 배치한 후 그림의 부분들을 클로즈업하여 배치한 것은 어쩌면 흐릿한 마음의 상태가 명상으로 인해 점점 명징해지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저자의 숨은 의도는 아니었을까? 그리하여 그 명료해진 의식으로 이어진 듯 보이는 삶의 연속성을 한 컷 한 컷 분리시켜 볼 수 있게끔... 마치 프레임 하나하나가 모여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되듯.
이 책을 읽다보면 책장을 덮고 잠시 호흡을 고르고 침묵하고자하는 충동이 저절로 일어남을 느끼게 된다. 단지 이야기로서의 명상이 아니라 실천적인 면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기에 명상을 접해보지 않은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칫 지루하거나 딱딱하기 쉬운 내용을 마치 안개에 옷이 젖어가듯 명화로 풀어내는 기법 또한 탁월하다고 하겠다.
마음의 여유를 잃고 숨 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