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유니버스 창작 사전 1 - 이세계 판타지 판타지 유니버스 시리즈
에노모토 아키.에노모토 구라게 지음, 전홍식 옮김 / 요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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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전개와 연출, 감명 깊은 이야기, 명언과 같은 문구. 이것들이 있다면 소설은 더욱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위 세 박자를 고루 갖추면 좋겠지만, 이들 중 단 하나라도 있어도 충분하다면 충분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극적인 전개와 연출은 늘 어디선가 나온 듯 보이고, 이야기 또한 어디서 들어본 듯하며, 명언과 같은 문구는 작가 본인이 해탈의 경지까지 오르지 않는다면 쓰기 어렵다. 그렇기에 우리는 디테일을 살려야 한다. 두세 번의 빗금으로 그림을 완성한 것보단, 여러 번의 빗금을 겹치고 덧대어 완성한 그림이 더 밀도 높아 보이듯 말이다.


소설 자체도 허구이지만 마법, 요괴, 드래곤, 지위나 계급 같은 판타지 요소는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이 픽션 중의 픽션인 요소들을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선 그것을 지탱해주고 있는 우리의 ‘일상’이 탄탄해야 한다. 이것은 순문학 중 환상 소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독자가 ‘환상 소재’나 ‘판타지 소재’로 거부감 없이 들어가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자연스러운 일상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일상과 판타지가 구분되면서 그것들이 돋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그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야기의 맥락을 쫓는 부분 이외의 것’은 바로 일상을 묘사하는 일을 말한다.

-p.97



일상생활은 그야말로 밑그림이다. 소설 내 사건과 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져 일상생활 모습이 없어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무리 완벽한 주인공이지만 그럼에도 소설 속 인물들에겐 ‘일상’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일상에서 보여주는 주인공의 행동은 곧 그의 성격이 된다. 인물을 입체감 있게 그려준다는 말이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참 많다. 처음에 판타지적 도시, 캐릭터, 세계를 알려주는 판타지 파일도 그렇고, 일상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감 잡히지 않는 독자들을 위해 “강대한 적에게 홀로 맞서는 용사는 칼을 들지 않았을 때 어떻게 생활하는가?” 같은 질문들을 남겨놓는다. 또한 ‘창작의 힌트’나 장마다 ‘칼럼’이 있는데 읽을 때마다 새로 알게 된 내용이 많았다. 가령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을 보면 왜 주인공들의 이름을 전부 서양식으로 짓는지에 대해서 같은 것. 때문에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내가 하나라도 놓치는 게 있을까 싶어 앞에 내용을 확인하고, 넘겨보아야 했다.


물론 이 내용을 모조리 머리에 넣을 수도, 그것을 읽었다 하여 그대로 따라 할 순 없다. 하지만 올해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웹소설 완결작을 쓰는 것인 만큼, 그리고 앞으로 웹소설 작가를 전업으로 삼고 싶어 하는 간절한 마음만큼. 그러한 마음과 목적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니 나처럼 웹소설 혹은 판타지 소설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처음에 나오는 판타지 파일만 봐도 소장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모두를 위하며, 이만 서평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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