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1 - 미조의 시대
이서수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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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가까운 이와 마주하려면 누군가가 필요하다.

화자에게 있어 가까운 혈육이지만 멀게만 느껴진 이는 아버지였고,

누군가는 어릴 적 열흘 정도 집에 묵었던 한 형이었다.

고작 하루. 하루도 안 되는 시간도 아버지와 단둘이 있는 게 견디기 어려워

간병인을 부리나케 찾는 것만 보아도 화자와 그의 아버지의 관계가 어떤지 알 수 있다.

가장 가까운 혈육이지만 너무도 먼 관계.

그러나 장례식장에 온 한 사내, 어릴 적 열흘 정도 집에 묵었던 형을 떠올리게 하는 사내를 보고서 화자는 점차 아버지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된다.

사내가 정말 화자의 배다른 형이었는지, 아버지가 마지막에 찾던 이는 과연 누구를 가리켰는지.

그런 것은 끝끝내 나오지 않았지만 이대로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의 비밀이 사실이 아닐까 두려워하던 화자처럼.

원래 알던 대로 비밀 하나 없는 아버지일까 봐 두려워하던 화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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