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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의 오류 - 데이터, 증거, 이론의 구조를 파헤친 사회학 거장의 탐구 보고서
하워드 S. 베커 지음, 서정아 옮김 / 책세상 / 2020년 2월
평점 :
데이터를 관리하고 논문을 정리할 일이 있어 궁금해 읽게 된 책이다. 영어 원제는 간단히 <Evidence>로 2017년 발간된 최근작이다. 저자는 미국의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사회학자로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라고 한다. 1928년생으로 무려 23세애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하며 시카고에서 음악인으로 공연생활도 여러 해 했다고 한다.
책은 전체적으로 사회학 분야에서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지, 특히 발생 가능한 데이터의 오류에 관련해서 풍부한 예시와 함께 풀어내었다. 사회학 분야의 연구 방법론으로 역사적으로 정량적인 방법과 정성적인 방법이 있으며 각 방법에 따른 학파의 논쟁과 이견이 있어왔다는 점을 큰 줄거리로 해서 전개하고 있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은 현장조사, 설문, 면담 등이 있으며 저자는 현장조사를 즐겨하였다고 한다.
저자가 20세기 전반기부터 연구를 했기에 사회학 분야에 있어서 역사적으로 큰 획을 그었던 연구 방법에 대한 에피소드와 오류들이 풍부히 열거되었다. 특히 물리학의 위상이 과학으로서 지대했던 시대에 사회학 분야도 과학으로 인정받고자 노력하던 에피소드들이 재미있었다. 어떤 연구는 대중에게 알려진 것과는 달리 어떤 오류로 인해 연구 결과의 분석과 의미가 달라졌다고 하였는데, 설문같은 객관적으로 생각될 수 있는 자료조차도 응답시에 오류가 발생할 소지가 있으며 설문자나 면담자들의 태도에 따라서도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연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설문자나 면담자들에게서 협조를 이끌어 내고 보상을 할지에 대해서도 고찰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또한 신생아의 이름 정보 같은 아주 간단한 데이타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사회학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으며, 데이타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 발생하는 오류 자체도 연구 주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로웠다.
전체적으로 사회학 연구의 대가가 후학들에게 데이타 수집, 관리, 분석에 있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할 역점에 대해 알려주는 심도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