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웅의 AI 강의 2026 - 인공지능 진화의 가속화부터 AI 기본사회와 일자리의 미래까지 멈추지 않고 인간 세계를 압도하는 새로운 지능의 모든 것
박태웅 지음 / 한빛비즈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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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모니터 화면은 온통 복잡한 플로우차트와 와이어프레임으로 도배되어 있다. 

고객사 사내 관리자 화면, 그리고 수많은 지표가 쏟아지는 통합 모니터링 대시보드까지;;



현재 내가 담당하고 있는 프로젝트, 요즘 핫하다는 바로 ‘에이전틱 AI(Agentic AI) 기반의 보안 플랫폼’을 기획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질문에 답만 해주는 것을 넘어 AI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시스템을 모니터링하며 보안 위협에 자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똑똑한 녀석!


이 거대한 시스템의 구조를 잡고 기획을 하다 보니, 개발자들과의 회의 시간마다 온갖 기술 용어들이 난무한다. 


"이 부분은 RAG로 붙여서 환각을 줄이고..."

"LLM 모델의 파라미터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속으로는 '내가 이 기술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기획하는 게 맞나? 하는 뼈아픈 자각이 밀려온다.


그래서 고른 책 《박태웅의 AI 강의 2026》



책을 펼치자마자 가장 먼저 내 시선을 사로잡은 건 다름 아닌 인공지능의 역사 그래프였다. 


챗GPT가 세상을 뒤집어놓은 지 불과 3년 남짓이라, AI도 최근에 뚝딱 튀어나온 최신 기술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웬걸, 1956년 다트머스 회의부터 시작해 퍼셉트론, 딥러닝, 그리고 두 번의 기나긴 AI 겨울까지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이미 1950년대부터 존재했고, 

수십 년의 좌절과 극복을 거쳐 지금의 거대한 파도로 밀려왔다는 사실이 새삼 충격적이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나 같은 문과 감성의 야매 기획자도 찰떡같이 알아들을 수 있게 기술의 원리를 풀어준다는 점이다. 


현업에서 에이전틱 AI 개발자들과 소통하며 어깨너머로 주워듣던 LLM, RAG(검색 증강 생성) 같은 외계어 같던 용어들이, 책을 읽는 동안 아주 명쾌하고 쉬운 언어로 머릿속에 정리되었다. 기술의 겉핥기가 아니라 '왜 이 기술이 필요했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맥락을 짚어주니 체증이 다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책은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막연한 공포 대신, 매우 현실적이고 냉정한 진단을 내린다.

"저도 일자리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AI는 그것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중략) AI는 일을 줄이기 위해, 자동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_박태웅의 AI 강의 2026 중

맞다. 내가 지금 기획하고 있는 보안 플랫폼 역시 보안 담당자들의 수고로운 모니터링 업무를 줄이고 위협 대응을 자동화하기 위해 만들어지고 있다. 결국 AI는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멈춤 없이 나아갈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내가 기획자로서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 명확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에이전틱 AI가 아무리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다고 해도, 그 AI가 활동할 무대의 규칙(Rule)을 설계하고 궁극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정의하는 것은 여전히 기획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정말 필요한 능력은 '월드 모델', 즉 이미 당신의 머릿속에 있는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감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p.62)


이 두 문장이 유독 깊게 와닿았다. 수백 장의 화면 설계서를 그려내는 스킬이나 파편화된 IT 지식을 많이 아는 것은 더 이상 무기가 될 수 없다. 이제는 내가 가진 '월드 모델', 즉 비즈니스와 사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AI에게 얼마나 날카롭고 정확한 목표와 룰을 제시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된 것이다. 


에이전틱 AI에게 "무엇이 비정상적인 보안 위협인지", "어떤 상황에서 관리자에게 알림을 띄워야 하는지" 올바른 질문과 기준을 던져주는 것. 그것은 철저히 현실 세계를 부딪히며 경험한 인간만의 고유한 감각이다.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서늘하지만 명확한 경고를 남긴다.



"AI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불공평한 증폭기로 작동하고 있고, 이런 경향은 가까운 시일 동안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p.567)



책을 덮으며, 복잡한 플로우차트가 띄워져 있는 내 모니터 화면을 다시 바라보았다. 


내가 지금 그리고 있는 것은 단순한 웹 대시보드가 아니다. 인간과 AI가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시대의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는 중이다. 

미래를 준비한다는 건 새로운 기술 용어를 달달 외우고 단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전부는 아닐게다.


AI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여 압도적인 일의 격차를 만들어내되, 나만의 단단한 '월드 모델'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왜(Why)'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기획자가 되는 것. 거대한 에이전틱 AI 시대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지금, 내가 어떤 기획자로 살아남아야 할지 그 방향성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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