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2041 - 10개의 결정적 장면으로 읽는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
리카이푸.천치우판 지음, 이현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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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첫날, 토스 앱에서 이상한 알림이 떴다.
페이스 페이(Face Pay) 체험 시, 커피 3000원 할인 쿠폰 증정!
얼마 전까지만 해도 뉴스에서나 보던 얼굴 인식 결제 서비스가 실제로 사용화된 것이다.

호기심 반, 이벤트에 이끌린 마음 반으로 근처 카페로 향했다.
카드도, 폰도 없이—그저 빈 손으로.

토스 페이스페이 결제 화면
얼굴 인식이 끝나자 결제와 주문은 동시에 들어갔다.
그동안 키오스크에서 복잡하게 여러 번 버튼을 눌러 주문을 해야했던 것은 
이미 먼 과거가 되어버린 것 같아 신기하면서도 이상했다.

즉, 아이폰는 삼성페이가 되지 않아 늘 카드나 폰을 챙겨 다녀야 한다는 불편한 공식을 깨버린 순간이었다.

그 짧은 경험이 마치 미래가 일상으로 스며든 감각 같았다.
‘이런 걸 기획한 토스 팀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곧 마음 한켠이 묘하게 불편했다.

이제 정말 얼굴 하나로 모든 게 가능해지는 시대에 나는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
그렇게 이번 긴 연휴 동안, 나는 《AI 2041》을 조용히 펼쳤다.
미래가 궁금해서, 동시에 나의 커리어와 존재 이유가 궁금해서.

이 책은 인공지능의 발전이 가져올 21세기 인류의 10가지 미래 시나리오를 그린다.
저자 리카이푸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에서 AI 연구를 이끌었던 인물이고
공동저자 천치우판은 SF 작가답게 기술을 삶의 이야기로 엮어낸다.

책은 두꺼운 단순 기술서가 아니라, '과학과 상상의 완벽한 융합'이었다.
AI가 의료, 교육, 고용, 금융,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인간의 삶을 바꿔놓을지를 10편의 소설과 기술 해설을 통해 보여준다.

책은 AI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대신 ‘상상력을 통한 균형 잡기’를 제안한다.
가짜뉴스, 딥페이크, 자율주행 사고 같은 어두운 현실을 외면하지 않되,
그 속에서도 인간이 기술을 어떻게 설계하고 함께 살아갈지 ‘상상하는 법’을 배우라고 말한다.

읽는 내내, ‘페이스 페이’로 커피를 주문하던 그 순간이 계속 떠올랐다.
기술은 이미 너무 자연스럽게 내 일상 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그 편리함에 감탄하면서도, 내 데이터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AI가 나를 어떻게 인식하고 기록할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함께 따라왔다.

리카이푸는 말한다.
“어떤 위험은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

결국 우리가 기술을 어떻게 쓸 것인가,
그리고 그 기술이 우리 인간의 ‘다움’을 어떻게 지켜줄 것인가가 핵심이다.

책을 덮으며 문득 깨달았다.
지금 내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에서 ‘생존’이 아닌 ‘성장’과 ‘자아 실현’의 단계로 올라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였다.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도,
‘왜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는 여전히 인간만의 질문이다.

- 대다수 사람에게 일자리를 잃는 것 보다 더 큰 문제는 삶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다. 산업혁명을 겪으면서 우리는 삶에서 사장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는 것이 직업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p.419)

미래는 이미 와 있다.
그리고 그 미래를 어떻게 살아갈지는 결국 내가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달려 있다.

이 긴 연휴 동안 이 책 덕분에 미래를 준비한다는 게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일’이 아니라,
변화의 속도 속에서도 ‘내가 어떤 인간으로 남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임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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