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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사이클
레이 달리오 지음, 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5년 6월
평점 :
대학교 4학년 여름방학,
삼성생명에서 인턴십으로 보험영업을 하며 부모님께과 몇명 지인들에게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투자형 연금을 판매했었다.
코스피 지수는 계속해서 우상향 하고 있어!
우리나라가 1983년 1월 4일, 지수 100으로 시작해서
지금 2,000을 넘겼으니 이 연금 납부가 끝날 때 쯤이면
엄청 올라있을거야.
믿어봐! 코스피는 앞으로도 계속 오를거라니까!
자신있게 희망찬 미래를 그리며
동네 방네 돌아다니며 판매한 것이 2008년 여름이었다.
그렇게 15년이 흘러 납부가 끝나고
2023년이 되었다.
막 코로나가 물러갈 때 쯤 열어보니 코스피 지수는 거의 그대로 멈춰 있었다.
나라도 멈춘건가?
이것 저것 떼이고 겨우 원금만 회복한 수준으로 연금이 적립되어 있었다.
진짜 미친 거 아니냐?
그리고 현재
대통령이 바뀌고 드디어 코스피가 3000이 뚫었다는 뉴스가 연일 흘러나온다.
정권이 바뀔 때 나타나는 원칙은 다음과 같다. 새롭게 대중의 선택을 받아 권력을 잡은 지도자가 등장한 초기(예를 들어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100일 동안) 밀월 기간에는 대체로 낙관론이 존재한다. - 빅 사이클 part4. 앞으로의 전망 中
레이 달리오의 『빅 사이클』은 단순한 경제서가 아니다.
그것은 인생의 결정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시대의 흐름에 민감해야 하는지
깨닫게 해주는 하나의 나침반이다.
이 두꺼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내가 겪고 있는 일상의 작은 변화들이
사실은 더 큰 경제의 물결 속 일부였다는 것을 세삼 다시 느꼈다.
최근 다시 엄청난 대출을 받기 시작했다.
큰 결심을 하고 집을 질러버린 게다.
금리가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는 뉴스에 안도하면서도,
장기 대출이라는 특성상 언제든 금리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생활비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루틴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빅 사이클』 속 '신용 확대와 수축이 만들어내는 주기'는
이런 나의 경제적 결정을 설명하는 데 너무나 정확했다.
과거의 사례들과 데이터를 통해 달리오는 부동산 시장과 금리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장기 트렌드를 형성하는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특히 흥미로웠던 건 '가격이 어떻게 정해지는가'에 대한 그의 접근이다.
전통적인 수요-공급의 법칙을 넘어,
정치적 기대감, 사회적 심리, 인간의 감정이 자산의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이야기.
최근 이재명이 대통령으로 선출된 후,
시장이 움직이는 걸 보며 그 말이 생생히 떠올랐다.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전부터, 사람들의 믿음과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 역시 빅 사이클의 한 장면일 것이다.
『빅 사이클』은 우리에게 과거의 사례를 보여주지만,
더 중요한 건 현재를 해석하고 미래를 준비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그것이 이 책을 단순한 경제서가 아닌 ‘삶의 나침반’이라 부르고 싶은 이유다.
지금, 당신이 서 있는 위치도 어쩌면 이 순환의 한가운데일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책이 두껍고 어려워 보여도 겁낼 필요 없다. 읽을만 한 이유는,
다양한 독자들의 수준을 고려해 중요한 점은 굵은 글씨로 표시했다.
마치 요약본처럼 핵심 내용만 읽을 수 있게 배려했다는 점이 신선하다.
책 두께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어차피 우리네 인생도 결코 가볍거나 얇지 않으니까.
p.s. 저자 사인이 독특한 것 같다. 워낙 인생을 철저히 체계화해서 사는 사람이라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