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평점 :
품절


형의 죽음이라는 인생의 큰 변곡점을 맞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야(성장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가장 아름답고 단순한 일자리인 미술관 경비원이 되어 삶과 예술의 의미를 발견하고 치유하는 이야기다.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게 무엇인지 알아가는 방법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가봤던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가보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하는 보는 사람의 입장과 관점에 따라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가득하다.

특히 그냥 허송세월 보낼 수 있었던 시간에 예술 작품을 탐색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점은 탄복하게 되고, 같은 일을 해도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서 삶의 태도를 배웠다.

내가 좋아하고 마음 가는 단 하나의 그림을 고르는 모습은 그냥 유명한 그림 위주로 작품을 보고 스쳐 지나가는 내가 그동안 예술을 어떻게 대하고 있었는지 반성하게 만든 부분. 나도 꼭 사회가 평가하는 그런 그림이 아닌 나의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책에 더 흥미가 갔던 부분은 2006년에 방문했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대 그리스 양식 같은 외관, 입장권을 대신하는 양철 배지, ‘와 여기는 하루 만에 다 볼 수 없는 곳이구나'라고 망연자실했던 것까지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당시에는 왠지 그냥 오래된 중앙 박물관 같은 느낌의 미술관이라 같은 시기에 방문했던 MoMA나 구겐하임 미술관보다는 크게 인상에 남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구석구석까지 다 보고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이 책의 내용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읽는 내내 궁금했다. 죽음과 삶, 그리고 그 의미를 예술 안에서 찾아가는 서사까지 너무나 마음에 남는 책.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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