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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둘 수 없는 마음 - 10년 차 청소부, 진로 고민은 영원히
김가지(김예지) 지음 / 책폴 / 2024년 11월
평점 :
얼마 전 좋은 기회로 가제본 서평단에 선정되어, 김가지 작가님의 그림에세이 『그만둘 수 없는 마음』을 읽었습니다. 이미 많은 독자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님이지만, 저는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요. 청소부로 일하며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강연가 등 여러 일을 병행하고 계시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참 흥미롭게 다가오더라고요. 학부 때부터 줄곧 같은 것을 공부하고 직업 역시 전공과 연결된 것을 선택한 저에게는 더욱 멋지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서른 살쯤 되면 뭔가 삶의 방향이 어느 정도 잡히지 않을까, 어릴 때보다 덜 흔들리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삶은 어렵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고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고. 그중에서도 '나는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가 가장 오래된 질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N잡러의 삶을 살아가는 작가님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어쩌면 인생이란 누구에게나 참 어렵고 막막하고 희미한 무언가가 아닐까 싶어지더라고요.
"나에겐 두 개의 자아가 있다. 청소일 할 때의 나, 작가일 할 때의 나."
저 역시도 편집자로 일할 때와 평상시 모습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일을 할 때는 평소보다 훨씬 예민해지기도 하고요. 한편으로는 어떤 한 직업이 그 사람을 온전히 대변해 줄 수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만둘 수 없는 마음』은 이런저런 일을 병행하며 끊임없이 고민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에세이입니다. 작가 자신을 비롯해 타인의 일하는 모습을 비춰 보며 '삶이란 어떤 것일까' 또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질문을 던져 주는 에세이였지요. 연말이 다가올수록 이번 한 해를 나는 어떻게 살았지? 돌아보는 순간이 잦아지는데요. 이럴 때 따뜻한 그림과 함께 진중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그만둘 수 없는 마음』 같은 에세이가 참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