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포장마차 1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정가일 지음 / 들녘 / 201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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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정해진 장소 없이 출몰해 자정 전까지 프랑스 코스 요리를 9800원에 판매하는 신데렐라 포장마차가 있다.
퀴즈를 푸는 자에게는 오늘 밤 신출귀몰한 포장마차를 만날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진다.
우연히 마주친 사람도, 찾아 온 사람도 모두 9800원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곳, 그리고 그와 얽히게 될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주댁 설렁탕으로 재벌이 된 할머니 살인사건, 혼인신고 전 암에 걸려 사망한 남편이 남긴 마지막 선물을 찾는 일, 신데렐라 포장마차의 퀴즈를 가장 처음 풀었던 명품으로 치장한 학원강사와 그의 여자친구.
각각의 이야기는 콩소메, 뵈프 부르기뇽, 물 마리니에르 라는 각각의 프랑스 요리와 어우러지며 감칠맛을 돋운다.
특별하지 않은 사건들에 프랑스 요리가 곁들여지며 한층 탄탄해지고 구색을 갖춘다.
김건의 잃어버린 기억들과 신영규와의 관계, 신영규가 변하게 된 계기와 프랑수아의 비밀 같은 것들이 곳곳에 흔적을 남기며 다음 이야기를 위한 구실을 만든다.
중간 중간 갑자기 흥분한 듯한 과한 부분들과 개그인지 모를, 유치하게 느껴지는 이름 같은 게 몰입을 방해하여 아쉽다.
첫 부분만 읽고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가 떠올라 표지만 보고 기대했던 마음이 확 식어버려서 휘리릭 넘겨보다가 발견한 페이지가 ‘문제 유기체설’, 즉 C.O.T를 소개하는 페이지였기에 다행히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사실 프랑스 요리와 사건을 엮은 것 말고는 매력 없는 이야기인데 문제는 살아있는 유기체고 그것을 둘러 싼 주변 인자와 환경을 보면 답이 나온다는 그 궤변 같은 이론이 조금 흥미로웠다.
이야기 자체에 대한 감상은 거의 ‘히구라시 타비토 시리즈’와 유사하다.
마땅히 재밌는 게 없으면 완성을 위해 읽겠지만 굳이 찾아 볼 만큼은 아닌, 쉽게 잊어버릴 이야기는 아니어도 다음 이야기가 그리 궁금하지 않는 책이랄까.
모든 시리즈가 처음부터 끝까지 기다림 없이 한 번에 나오면 좋겠다.
재미 없는 것들은 특히 기다리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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