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가을이 왔다.
여름의 헤어짐 이후 고바토와 오사나이는 평범한 소시민으로의 회귀를 꿈꾸며 나카마루, 우리노와 각각 연애를 시작했다.
한편 10월부터 시작된 기라 시의 연쇄 방화 사건은 달에 한 번씩 점점 그 규모를 늘려가며 심각해지고 있다.
후나도 고등학교의 신문부 부원인 우리노는 평범한 학내 일상 소개가 아닌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학교 밖의 내용을 기사로 실어 이름을 남기고 싶어 해서 부장인 도지마와 대립하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월간 후나도에 자선 바자회 참여를 독려하는 칼럼 자리가 생기게 되면서 우리노는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목적 하에 방화 사건을 다루는 칼럼을 실기로 한다.
그리고 계속 해서 조사를 해가며 알아 낸 정보로 다음 방화 장소를 예고하는 칼럼을 실게 되고 그것이 맞아 떨어지면서 우리노는 월간 후나도를 통해 매월 방화 장소를 추측해 예고한다.
한 달에 한 번 두 번째 금요일마다 이어진 방화는 1년이 다 되어가도록 범인을 잡지 못하고 우리노는 추리가 맞아들며 신문부의 위상이 올라간 것을 계기로 자신이 범인을 잡겠다고 나서게 된다.
그리고 고바토 역시 우연한 계기로 방화 사건에 관심을 갖고 추적하기 시작한다.

둘은 잠시 헤어진 동안 각자 연애를 하고 소시민에 가까워졌지만 결코 본성을 버리지 못하고 어딘가의 결핍을 느끼면서 1년을 보낸다.
물론 이들이 다시 서로를 찾게 되리란 걸 겨울이 남아있음만 봐도 너무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서로가 없음으로 인해 생긴 지극히 미미한 깨달음이나 결국은 서로가 차선책인 걸 인정하며 타협으로 정의내리는 관계는 이 달콤해보이는 시리즈의 씁쓸함을 너무도 잘 드러낸다.
사귀자는 한 마디면 끝날 것을 굳이 많은 말을 포개어야 하는, 최고의 상대는 아니어도 서로의 숨겨둔 것을 자연스레 공유할 수 있고 그로 인한 설레임과 두근거림을 나눌 수 있는,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곁에 있을 상대.
캐릭터의 성격부터 그렇지만 둘의 관계도 고전부와는 전혀 다르다.
그리고 이제 조금은 밋밋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고전부 시리즈와 달리 소시민 시리즈는 한 번 헤어졌다 만난 유대감에 감정이 싹트면서 더욱 더 깊은 달콤함을 내려한다.
결락과 보완, 수요와 공급에 따른 결착은 거의 공범들의 연대감처럼 느껴졌는데 달콤함을 맛보여 준 연애를 끝낸 후 그 부산물 같은 감정을 지닌 채로 마주 본 관계는 더욱 종잡을 수 없이 흘러가겠지.
결국 연애 상대를 이용해버린 셈이 되긴 했지만 서로 간의 명확한 관계 정립을 위해선 필수적인 요소였단 게 상대의 흠을 통해 변명처럼 알려진다.
사건이야 크게 무겁지도 어렵지도 않았고 비록 1년이 금방 지나가버리긴 했지만 좋았다.
특히 상편보다는 하편이.
끝까지 빠짐 없이 챙겨서 완성된 걸 내놓으니 참 좋다.
디저트라는 그 요소 하나가 의외로 큰 것 같기도 하고.
생전 처음 들어본 구리킨톤의 맛이 전해지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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