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요나단. N. 그리프는 함부르크에서 가장 큰 출판사의 대표이며 사소한 실수도 그냥 넘기지 못해 오탈자를 발견하는 재미로 신문을 읽고 체크해 메일을 보내는 융통성 없는 인물이다.어린 시절 자신을 버리고 이탈리아로 날아가버린 어머니에게 애증의 마음을 갖고 있고,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모신 아버지는 아직도 불편하고 무섭고, 친구와 바람나 결혼한 전처 티나는 여전히 원망스럽다.그리고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불평과 함께 시작된 새해, 쓰레기로 쌓인 도로에 대해 구청에 민원을 넣을까 생각하던 중 그의 자전거에 걸린 가방에서 다이어리를 발견하게 된다.당신의 완벽한 1년이라는 말로 시작된 다이어리에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모든 계획이 짜여져 있었고 자신 혹은 주변 사람과 전혀 관계 없는 다이어리의 글이 어머니 소피아의 글씨와 비슷했기에 요나단은 주인을 찾기로 한다.한나 마르크스는 지몬과 5년째 연애중이며 지몬이 어서 청혼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대책 없는 낙관주의자에 행동주의자인 자신과는 다르게 내향적이고 조금은 비관적인 지몬이 항상 미래를 걱정해주고 불안해하기에 한나는 마음껏 행동하며 꾸러기 교실까지 성공시켰다.한나는 독감에 걸린 지몬을 꾸러기 교실에서 어릿광대로 부려먹다가 결국 지몬이 쓰러져 병원으로 향하게 되고 재검을 요하는 검사 결과로 인해 지몬은 퇴원 후 다시 병원을 찾는다.결과를 기다리는 한나에게 연락 한 통 없던 지몬은 저녁이 되어서야 대뜸 원피스를 입고 나오라고 한 뒤 레스토랑에 데리고 가는데, 청혼을 기대한 한나에게 지몬은 작별을 말하며 자신의 몸에 암이 있고 길어야 1년 밖에 살지 못할 거라 이야기한다.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어 슬퍼하던 한나는 지몬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하다 버킷리스트처럼 지몬에게 완벽한 1년을 선물해주기로 한다.책은 주인공인 요나단과 한나의 상황을 번갈아가면서 보여주며 진행된다.요나단이 다이어리의 주인을 찾으려다 다이어리에 적힌 내용을 따라가게 되는 과정과 한나가 사라진 지몬을 찾아다니는 과정은 당연히 겹치게 된다.생각보다 요나단과 한나와 만나게 되는 순간은 더디게 찾아온다.겨우 책의 10분의 1 정도를 남기고서야 둘은 만나고 그 이후 사건들은 꽤 중요함에도 금방 지나가고 만다.갑자기 반해버리는 건 좀 억지스러웠고 만나는 장면부터가 이제야 흥미진진해진다 싶었는데 남은 80페이지에 사랑과 오해와 진실 같은 걸 다 집어넣고 나니 결말이 너무 허무해진다.<미비포유>와 비교하는 광고를 보고 당연히 빌려왔는데 생각보다 재미가 없고 무엇보다 장르가 다른 느낌인데 싶다.무엇을 보고 <미비포유>를 떠올릴 수 있다는 건지 출판사의 상술이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절절한 멜로는 오히려 한나와 지몬 쪽인데 주인공은 요나단이고 한나보다 친구인 리자가 더 매력적인데 심지어 그런 뉘앙스를 처음에 풍겨놓고 굳이 왜 지몬도 있었던 한나와 요나단이 이어져야 하는지 모르겠다.사실 요나단도 한나도 둘 다 크게 매력이 없는 캐릭터이고 다이어리 자체의 설정도 조금 억지스럽다.괜찮은 로맨스를 기대했는데 영 아니다.이야기의 시작부터 뭔가 잘못된 듯 하다.아무튼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