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티커스의 기묘한 실종 사건 - 모든 것은 마드리드에서 시작됐다
마멘 산체스 지음, 김고명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4.2
마드리드의 경위 만체고에게 어느 날 영국인 신사가 찾아와 아들의 실종사건을 의뢰한다.
영국의 출판 명문 크라프츠먼사의 사장 말로 크라프츠먼의 아들인 애티커스는 각국의 잡지들 중 유일하게 수익을 내지 못하고 엄청난 적자만 기록하는 스페인의 리브라르테를 폐간하고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지하기 위해 석 달 전 스페인 마드리드로 향했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다 알아서 하겠다는 음성 메시지를 남긴 채 연락이 끊긴 상태.
유전자 감식을 한다며 동네 약국에서 면봉을 사오거나 영장이 나오는 시간을 못 기다려 자물쇠공에게 돈을 주고 문 따는 일을 시키는 등 만체고의 수사는 허점 투성이다.
리브라르테는 이모 같은 편집장 베르타, 남편의 외도와 이혼으로 절망에 빠져 있다 잡지사에서 일하며 안정을 찾은 아순시온, 회계를 맡고 있는 세 아이의 엄마 마리아,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1인 기술팀 가비, 집시 유전자를 가진 자유분방하고 매력적인 솔레아까지 다섯 명의 여자로 이루어졌고 직원들은 서로를 도와가며 허리띠를 조르고 일하지만 적자가 계속 나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잡지 폐간을 통보하러 영국인이 온다는 얘기를 듣고 해고 통보를 미루기 위해 다섯 여자들은 모종의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할머니의 궤짝에 있다는 가르시아 로르카의 미발표 시로 애티커스를 꼬여 내 고향 섬 그라나다로 데려 간 솔레아는 일을 잊고 가족들에게 뒤엉켜 집시와 동화되는 애티커스를 내버려두면서 조금이라도 해고 통보를 미루려한다.
한편 베르타에게 우연히 마리아의 불륜이 발각되고 이야기는 다른 방향으로 튀어간다.

이야기에서 영국과 스페인은 원칙과 즉흥으로 상징되어 그려진다.
크게 보면 반대편에 존재하는 극과 극의 인물들이 만나면서 섞이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집시의 자유분방함과 스페인의 역동성이 이야기를 통통 튀게 만들고 최고조인 그라나다로 이끌고 간다.
스페인 작가의 책이라서 그런지 FM스러운 영국을 살짝 비꼬면서 스페인을 훨씬 매력적으로 표현하려 하는 게 느껴진다.
마지막 두 나라의 결혼식 장면에서의 디테일한 묘사는 어느 쪽도 차별하지 않는 듯 동등하게 페이지를 할애했지만 끝까지 스페인을 강조한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맘마미아를 뛰어넘는다는 뒷 표지 소개글을 보고 읽기 시작했는데 에너제틱, 리드미컬이라는 평이 딱 들어 맞는 소설이다.
초반부의 지루함은 약간 있지만 그라나다로 향하면서 이야기는 스페인의 향기로 가득차고 확실히 그 솔레아의 푸른 눈만큼 매력적이지만 결말이나 개연성 같은 정형화된 부분에서 소설의 재미는 반감한다.
캐릭터부터 스토리 전부 소설보다는 뮤지컬이나 코미디 영화가 어울려서 책으로서 읽기에는 아쉽다.
모든 사건의 즉흥성이 스페인이라는 이유로 무마되기에 이쯤되면 스페인이 궁금해지긴 한다.
아마 그라나다에 다녀온 뒤 읽게 된다면 더 재미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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