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올 초였나 서점에서 신간 둘러보다 꽂힌 책들이 몇 권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이 책이었다.잊고 있다가 이제야 겨우 읽었는데 지금 읽길 잘 한 것 같다.작은 마을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피해자는 40대의 도코로다 료스케, 아내와 18살의 가즈미라는 딸이 있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그리고 사건 3일 전 노래방 주얼의 아르바이트생인 이마이 나오코라는 21살의 여대생이 살해당하는 일이 있었고 두 사건에서 밀레니엄 블루라는 동일한 섬유가 발견되면서 경찰은 두 사건이 연결되었음을 알고 추적하기 시작한다.그리고 경시청 수사 1과의 3계 소속 나카모토 경사는 데스크 생활이 질린 듯 이 사건을 추리하고 데스크를 벗어난다.가장 큰 용의자는 나오코와 치정관계에 있던 A코라는 여자인데 그녀는 살해된 두 사람이 연인 관계였음을 밝히지만 사실 그녀에게는 도코로다를 살해할 동기가 없어 수사는 진전이 없는 상태.그리고 도코로다의 노트북을 조사한 결과 그가 인터넷 상에서 남들과 가족을 만들어 실제로 만나기도 하는 등 관계를 맺어왔음이 밝혀진다.그러던 중 나카모토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다케가미 에쓰로는 나카모토를 대신해 심문에 참가하게 된다.도코로다의 딸인 가즈미의 증언을 확인하기 위해 매직미러 뒤에 가즈미를 앉히고 가상가족놀이에 참여했던 미노루, 가즈미, 어머니는 차례차례 불려와 심문을 당한다.가상가족놀이는 아버지인 도코로다가 닉네임 가즈미가 쓴 글을 보고 아버지라고 자청하며 글을 남긴 것으로부터 시작되었고 거기에 미노루가 남동생으로, 마지막으로 뒤늦게 어머니는 그들의 홈페이지를 우연히 발견해 참가하게 되었다.그리고 그들은 정말 자신의 역할대로 메일을 주고 받으며 가족을 연기해왔고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가족회의 명목으로 만나기도 했었다.그리고 심문이 계속되면서 실제 딸인 가즈미는 그들을 지켜보며 분노를 토해내고 한 명씩 들어올 때마다 휴대폰으로 남자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을 보인다.심문 중 밀레니엄 블루 소재의 조끼가 발견되고 그로 인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새로운 형식의 추리소설 같아서 끝까지 흥미진진했다.실제 가족을 불러놓고 가상가족놀이를 한 사람들을 심문하는, 짜여진 판에서 말 그대로 역할놀이를 하는 형사들.딱 한 바퀴 돌아서 제자리에 멈춰선 것처럼 맞아떨어졌다.약간의 디테일은 무시된 듯 하지만 메인인 시나리오만은 틈이 없어서 만족스러웠다.가상 가족 놀이라는 건 캐릭터 커뮤니티였나 하여튼 괜히 그 사건도 생각나고 찜찜하다.가족의 의미나 현실에서의 문제로 넷상에서 도피처를 찾는 마음 같은, 쉽지 않은 문제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아무튼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