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그림자놀이 - 2015년 제11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박소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4.5
한 번 빌렸던 것 같은데 내용은 새로운 걸 보니 급하게 반납했던 모양.
기담같은 이야기다.
미야베 미유키 같은 소설 몇 개가 스쳐간다.

18세기 조선 소설이 금지되던 시대에 소설과 한 집안의 멸문지화가 주된 스토리이고 그 시대 인물들의 소설에 대한 글과 이야기 속의 이야기가 각 장마다 들어있다.
꽃 그림자 놀이라는 말과 책 표지가 예쁘다고만 생각했는데 차츰 그 의미에 담긴 이야기도 드러나고 긴박해지는 찰나 글은 결말을 맞는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아무리 열린 결말이라지만 조금 일찍 끊은 감이 없지 않나 생각해본다.

왕명으로 금지된 소설, 그리고 암암리에 소설을 읽는 사람들, 언젠가부터 세간에 떠도는 소설 <아수라>, 그 안에 담긴 죄인의 이야기가 메인스토리.
그리고 각 장마다 덧붙여진 이야기들은 묘하게 낯익다.
아기장수 우투리와 바보 온달을 합친 이야기나 박씨전 같은 설화들을 엮어서 재미를 더한다.
천일야화를 생각하며 쓴 이야기라는데 천일야화가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보다 한 편의 한국 설화 모음집을 읽은 느낌.
문체나 어투도 고스란히 그 시대 것마냥 눈 앞에 선해서 정말 어릴 적 읽던 설화들을 다시 접한 느낌이다.

읽고 싶었던 소설이었는데 재밌었다.
기대만큼, 혹은 그 이상.
그래서 이 18세기의 조선은 <상상범>보다 더 가혹한 세상처럼 느껴진다.
소설이 없는 세상이라니, 난 관아에 끌려가는 한이 있어도 분명 그들처럼 몰래 책을 사들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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