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재인,재욱,재훈>보다는 조금 더 좋고 <이만큼 가까이>보다는 조금 덜하다.제목만큼 명료한 각 파트의 등장인물들은 평면적이지만 유기적이고, 따뜻한 문체와는 어울리지 않을만한 퇴마라는 소재는 뜬금없게 잘 어울린다.안은영 이외의 인물들의 이름이 잘 외워지지 않는게 아쉽다.그리고 `가로등 아래 김강선`의 김강선 이외의 귀신들에게 캐릭터가 전혀 부과되지 않은 점이 밋밋하다.배경이나 동기 같은, 옴니버스식으로 나열될 법한 각 귀신들의 사연보다는 안은영의 퇴마 그 자체가 주가 되기에 사실 평범한 퇴마 소설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재미를 위해 소설을 썼다는 작가의 말이 가장 아쉽다.자칫 장르 전환이 어려운 작가일수도 있겠다 싶다.위의 이유로 김강선 파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이 파트의 감성을 주로 이야기를 끌고 갔으면 어땠을까 싶다.괜히 이름도 나오지 않는 잡귀들 없애느라 생고생하며 알아주지도 않는 학교 지킴이로 만들기 보다는 미술실 귀신이나 음악실 귀신 같은 흔해 빠져도 드라마틱한 요소로 정세랑 특유의 감성을 살렸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학교괴담을 보고 자란 이의 감성은 딱 그 정도이기에.이 책의 페이스대로라면 273페이지의 책 한권으로 끝날 게 아니라 적어도 5권의 시리즈물은 나와야 할 거다.맥켄지 파트 하나, 인표 파트 하나만 해도 두권인데.아무튼 소식이 잘 들리는 작가가 아니라 열심히 파야겠다.다작까지 원하진 않지만 얼른 쌓인 책들 속 그들만의 세계에 빠져들고 싶다.좋아하는 작가니까 기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