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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 재욱, 재훈 ㅣ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5
정세랑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4.5
정세랑의 <이만큼 가까이>는 정말 의미있는 책이었다.
재밌고 따뜻했고 아련했고 포근했고 말랑말랑했고.
그 책 이후로 난 창작과 비평사의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고 정세랑을 기억해두었다.
그리고 작년 12월 출간된 <재인, 재욱, 재훈>.
올해 초 도서관에 신간들이 대량입고가 되었는데 몇달 전만 해도 검색하면 해당 결과를 찾을 수 없다던 책들이 대출가능의 초록 딱지를 붙이고 딱 나오는 모습을 보면 그게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
내 책도 아닌데 뿌듯한 기분.
이 책도 그 중의 하나였다.
생각보다 얇은 두께에 많이 놀랐지만.
재인, 재욱, 재훈은 삼남매다.
늘 이혼 위기의 바람둥이 아빠와 스트레스로 가득찬 엄마를 둔.
그리고 그 밑에서 몇 번씩 마음 졸이고 심장이 내려앉는 경험을 하며 자라온 셋은 그리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다.
서먹서먹하지만 그래도 재욱의 출국 전 휴가를 떠난 셋은 한 칼국수 집에서 형광빛나는 바지락 칼국수의 정석을 맛본 후 각자 특별한 능력을 지니게 된다.
특별함과 쓸모없음 사이 어딘가에 놓인 그 능력을 허비하고 있을 때 세 명은 각각 `Save 1/2/3`라는 메모와 함께 선물을 받게 된다.
읽으면서 예고편만 봤던 영화가 떠올랐다.
`슬로우비디오`도 생각나고 `플랜맨`이나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도 그랬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얼마 전에 읽은 <세 마리 아저씨>.
아무래도 일상의 히어로들은 생각보다 꽤 많은 모양이다.
아무튼 짧은 것 치곤 좋았다.
단편은 짧아서 별로지만 간결함은 딱 떨어져서 괜찮기도 하다.
`아무것도 아닌 우연, 아주 조그만 초능력, 평범하고 작은 친절, 자주 자주 마주치는 다정함`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
다시 정세랑의 장편소설을 읽고 싶어졌다.
<이만큼 가까이> 정도의 감성을 기대해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