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해석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비채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5.0
고등학생 이후 내 모든 시간에 심리학에 대한 열망을 심어준 책.
대학교 1학년 교양으로 들었던 심리학 개론에서 반갑게 등장했던 오이디푸스/엘렉트라 컴플렉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프로이트와 융의 이미지도 이 책에 기반해 정의되었다.
그냥 이 책을 읽고 난 뒤로 내 삶에는 전에 없던 심리학이라는 단어가 늘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니까 아직까진 내 인생의 책을 고르라면 주저없이 꼽힐 책이 바로 이 <살인의 해석>이다.
재미를 떠나 내게는 그만큼의 의미가 있는 책이다.

그때는 마냥 이런 듣도 보도 못한 이론이 있다는 게 신기했고, 실제 사실에 의거해 이만큼의 이야기를 풀어낸 게 대단했다.
그리고 뭔가 전문적인 내용을 담은, 이렇게 두꺼운 책을 속독이 아닌 정독으로 단 한 자도 놓치지 않고 읽은 건 거의 처음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 조금 뿌듯했던 것도 같다.
그런데 거의 십년만에 다시 읽어보니 정말 이랬었나 싶을 정도로 안 읽혀서 놀랐다.
짧은 내용이 파편처럼 조각조각 뿌려져 있고 등장인물도 많아 조합하기가 쉽지 않다. (번역도 잘된 거 같지 않다.)
어쩐지 뒷부분밖에 생각이 안나더니 하면서 읽고 있는데 기분이 확 상해버렸다.
319페이지에서 324페이지가 없다.
제목도 다 바래서 안 보이고 너덜너덜해진 표지에 손때묻은 속지까지, 정말 빌리고 싶지 않았지만 딱 한 권뿐이라 들고 온 건데 진짜 너무한다.
그 뒤부턴 그냥 휙휙 넘기면서 대충 읽었다.
어차피 한 페이지라도 빼먹으면 의미가 없다.
도서관 책은 역시 어쩔 수 없다.
좋은 책은 사고 봐야지.
읽고 보니 그런 교훈만 남는다.

2007년 출간된 책표지에 영화화가 결정되었다는 글귀가 있어 뒤져보니 아직도 소식이 없는 듯.
안타까운 마음으로 작가의 다른 작품인 <죽음본능>을 함께 빌려왔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데 다행히 책 상태가 괜찮아보여 마음놓고 읽을 수 있겠다.
며칠째 진도가 안나가던 <살인의 해석>보다는 읽기 편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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