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천 가족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4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4.4
어제 <연애편지의 기술>의 쓴맛을 뒤로 하고 뒷 표지부터 마음에 들었던 <유정천 가족>을 야심차게 꺼내들었다.

인간과 너구리와 텐구가 꿋꿋하게 얽혀 살아가는 상상 속 교토 이야기.
익숙한 이름의 시모가모 가의 삼남인 야사부로는 몰락한 `텐구`인 아카다마 선생을 스승으로 둔 `너구리`이다.
아카다마 선생은 왠지 모르게 <달려라 메로스>의 산으로 들어가 텐구가 되어버린 `사이토`나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의 `히구치`를 떠올리게 만든다.
`벤텐`이나 `요도가와`교수 같은 인물도 묘하게 익숙함을 띄는 것은 전부 그곳이 교토이기 때문이리라.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3부작 중 첫번째 이야기라는 이 작품은 역자 후기에 의하면 많은 일본의 독자들이 모리미 도미히코가 <밤은 짧아->에 이어 자신의 최고점을 갱신했다고 평한 소설이라고 한다.
작중 배경이 너구리가 인간으로 둔갑해 살아가는 시대인 만큼 꼭 한 편의 재밌는 설화같은 이야기이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에서 그 제목만큼 마음에 들었던 소재가 `가짜 전기부랑`이었는데 이 작품에서도 그 술이 `가짜 덴키브란`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등장한다.
그리고 표지에 그려진 삽화처럼 가짜 에이잔 전철을 다시 만들어낸다.

작가의 특징인 문체는 찾아볼 수 없지만 역시 현실과 환상을 교묘하게 뒤섞어 보여준다.
너구리 시리즈인지, 동물 시리즈인지, 아무튼 다음 편도 얼른 보고싶은 책이다.

이로써 8권째, 도서관에 남은 모리미 도미히코는 <여우 이야기> 한 권 뿐이다.
다음 번에 꼭 빌려와서 얼른 마저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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