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편지의 기술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3.0
외국 소설의 번역자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다시 깨닫게 된 소설은 <레몬케이크의 특별한 슬픔>이었나, <사랑에 관한 쓸 만한 이론>이었나.
영어 문장을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 직역된 글과 성의 없는 의역, 번역체의 문장들.
하여간 이런 번역을 읽을 바엔 좀 더 언어를 공부해서 원서를 읽고 말겠다는 거다.
이 책의 번역 또한 그렇다.

한 작가의 책이 단 하나의 출판사를 통하지 않는 한 힘들다는 건 알지만 제발 한 작가의 작품은 번역자 한 명이 담당하도록 했으면 한다.
똑같은 축제도, 사람 이름도, 그리고 작가가 지어낸 신조어도 전부 어떻게 의역하는지에 따라 다른 책이 되어버린다.
분명 이전의 소설과 연관점이 있는 걸 알겠는데 이런 식의 번역은 그 답을 온통 흙탕물에 숨겨놓는다.
최소한 작가의 습관을 연구해서 전작을 참고할 용의는 없었던 걸까.

번역때문에 짜증이 난 건 둘째치고 이 소설 또한 이제까지 봐왔던 모리미 도미히코의 소설 중 가장 재미가 없었다.
무엇보다 내용이 없다.
제목따라 `연애편지`라는 테마가 관통하긴 하지만 모리타 이치로라는 인물의 편지로만 이루어져 내용이 너무 빈약하다.
어제 읽다가 잠이 들려던 걸 오늘 다시 읽은 것인데도 지지부진한 내용에 차마 끝까지 읽질 못하겠더라.
뒷부분의 이부키씨에 대한 편지에 뭔가 있을 거란 생각은 들지만 그 앞부분이 너무 지루해 도저히 넘어가고 싶지 않다.

그냥 같이 빌려온 <유정천 가족>이나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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