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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 그러니까 요네자와 호노부의 고전부 시리즈 그 네 번째 이야기이다.
빙과는 사실 애니메이션이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서야 알게 된 작품이었다.
그로부터 몇년, 드디어 <빙과>를 읽었고 <바보의 엔드크레디트>, <쿠드랴프카의 차례>까지 쭉 읽어나가며 `빙과` 애니까지 정주행을 끝낸 게 작년 여름이었다.
그리고 요즘 신간이 마구 들어와 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우리 동네 도서관에 드디어 네 번째 시리즈가 입고된 걸 보고 당장 뽑아들었다.
내용은 `새해 문 많이 열려라`만 빼고는 이미 애니메이션 내에 등장한 이야기이므로 새롭진 않았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1학기, 여름방학, 2학기, 겨울방학, 3학기, 봄 방학으로 이뤄진 이 이야기들은 애니를 볼 때도 느꼈지만 약간 비하인드 스토리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절대 빠져선 안되는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무려 호타로가...!
2012년에 방송된 애니메이션 `빙과` 1기 또한 이 `멀리 돌아가는 히나` 에피소드를 끝으로 막을 내렸는데 그 마지막 장면은 벚꽃이 날리는 풍경과 함께 소설보다 훨씬 예쁘게 표현되었다.
애니메이션을 먼저 보고 원서를 읽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볼수록 쿄애니가 `빙과`를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느껴진다.
원작의 내용, 대사까지 그대로 반영하면서 사소한 부분까지도 정말 세심하게 신경쓴 게 티가 날 정도.
OST도 딱 맞고 작화는 물론이며 성우는 말하기 입 아플 정도로 좋다.
`키니나리마스`에서 호불호가 갈리고, 소설의 분위기처럼 애니 역시 잔잔함을 띄고 있는 게 취향이 아닌 사람도 많지만 나한테는 정말 모든 게 완벽한 애니메이션이었다.
진심으로 `빙과`를, 쿄애니를 보고 나면 다른 애니메이션은 절대 눈에 안 찬다.
아무튼 그 사이 작가님은 단편집 <만원>으로 작년 제27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하셨다는 내용이 작가 설명에 덧붙여져 있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다른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는데 수상 경력이나 작가가 `고전부 시리즈`를 뒷전으로 하는 걸 느낄 때면 꼭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마구 샘솟는다.
그나저나 일본에서 2010년에 출간된 소설이 4년이나 지나서 한국에 번역된 건 참 개탄스럽다.
그리고 한 번도 의식한 적 없었는데 작중에서 호타로가 2001년의 발렌타인 데이를 언급할 때는 말 그대로 충격.
그렇지, 무려 14년 전에 <빙과>가 처음 나왔었지.
일본에선 이미 5권째 고전부 시리즈인 <두 사람의 거리추정> 또한 2010년에 발간되었다는데 그건 또 언제 나올까.
그 속도로 과연 `빙과` 2기는 나올 수 있을까.
슬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