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에디터는 무슨 일 해요?
박의나.윤경민 지음 / 고호콘텐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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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고호콘텐츠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에디터'라는 존재에 대해 내게 물어본다면 나는 멀고도 가까운 존재라는 대답을 내놓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작가라는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글을 쓴 후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무조건 거쳐갈 수 밖에 없는 사람이 바로 '에디터'라는 직책을 가진 분들이기 때문이다.(나는 주로 편집자님, 혹은 담당자님이라고 부른다.)

나는 주로 단행본 편집자님을 만나는 편이지만 세상에 모습을 보이는 모든 출간물들과 컨텐츠들에는 에디터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에디터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근데 에디터는 무슨 일 해요?>는 책의 제목처럼 "정말로 에디터가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 다룬다. 에디터 세계의 안내서를 자처하는 만큼 책의 내용은 하나의 결과물(단행본, 잡지, 뉴스레트 등)을 위해 어떠한 과정들이 오가는지를 설명한다. 우리가 그동안 별 생각없이 읽고 넘긴 모든 이야기들에 오랜 고민과 노력이 담겨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책이기도 하다.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에디터에 대한 궁금증을 QnA 형식으로 설명해주는 부분이었다. 미래의 에디터들을 위한 다정한 지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내가 원고를 보내면 그것이 하나의 책, 혹은 어떠한 형식의 결과물로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본 것 같아 다시 한번 신기하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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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
최시현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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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창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처음 책을 받아봤을 때 눈에 들어왔던 부분은 해당 도서가 저자 분의 박사 논문을 토대로 수정보완된 결과물이라는 일러두기 부분이었다. 논문을 한 번도 안 읽어본 것은 당연히 아니었지만 적지 않은 분량이라 초반에는 조금 망설였던 것도 없잖아 있었다. 다만 주제 자체가 굉장히 흥미로운 편이라 망설임이 무색할 정도로 술술 읽어나갔다.

해당 도서는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25인의 여성에 대해 집중한다. 더 정확히는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시간을 거치며 어떻게 여성이 부동산 시장에 정착하게 되었는지를 다룬다. 과거의 여성들은 '현모양처'(근검절약하는 여성)라는 하나의 틀을 강요받곤 했다. 이러한 '현모양처'의 대척점이었던 여성상이 바로 '복부인', 즉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여성이었다.

해당 도서(논문)은 이러한 복부인 담론을 거쳐 수동적 자세를 요구받던 여성들이 어떻게 현재의 '주부 CEO'의 위치까지 도달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고찰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는 성차별 문제, 여성의 사회 진출 문제, 금전문제와 가족상 등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25인의 여성의 구술이 기반이 되어서 해당 도서는 조금 더 한국 부동산 시장 속에 뛰어든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에 힘을 얻게 되었다. 단순히 돈에 관련된 책이 아니라 사회의 기나긴 변화 속 격동의 순간을 보내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시점으로 읽어야 한다 생각되는 도서(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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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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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이봄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는 실화 기반이라는 사실에 조금 놀랐었다. 나중에 책을 보고 찾아보니 한국에도 생각 이상으로 해당 사건에 대해 보도된 자료가 많았다. 여러 기사들을 요약해보자면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가 혼인 빙자 및 살해 범죄를 저질렀다.' 정도인데, 여기서 특이한 점은 기사의 초점이 범죄 행위가 아닌 (소설 내에서는 '가지이 마나코' 로 등장하는) 기지마 가나에의 외모에 많이 맞춰졌다는 사실이다. 왜 하필 외모에 초점이 쏠렸던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기지마 가나에 라는 사람의 외형이 사회에서 생각하는 '보통'의 기준점을 넘겼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은 현실의 뉴스처럼 '마나코'의 외모에 집중하지 않는다. 대신, 마나코를 취재하는 기자 '리카'에게 초점을 맞춘다. 리카는 운 좋게 마나코를 인터뷰할 기회를 얻지만 마나코는 범죄에 대해 함구한 뒤 리카에게 지시를 내린다.다름 아닌 자신이 먹으라 지시하는 음식들을 먹고 그에 대한 평을 남기라는 것. 그 음식들은 버터가 들어간 고칼로리 음식들이라 리카는 자연스레 체중이 불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리카는 새로운 관점으로 사회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를 맞이하게 된다.

소설 <버터>는 말 그대로 '버터'라는 소재를 통해 '사회의 기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여지를 남기는 소설이었다. 특히 실감나는 음식 묘사를 곁들인 책을 보고있자면 '이 책은 배고플 때 보면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실존하는 범죄자를 미화하는 느낌이 강하다는 점이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봐야한다는 사실이 버터의 아킬레스 건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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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 이해받지 못하는 고통, 여성 우울증
하미나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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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동아시아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우울증'이라는 병이 멀어 보이지 않는 이유는 OECD 가입국 중 자살률 1위인 우리 나라에서 그 자살 원인 중 하나가 우울장애 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서 우울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우울장애 관련한 기사들은 하루에도 수십개 씩 쏟아지고 있다.
다양한 이유로 여러 방면에서 우울장애는 사람의 정신을 좀먹는다 생각한다. 얼마 전에는 (마약 구매가 잘했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마약 사범들의 마약 구매 이유 중 하나가 우울증 치료 효과를 기대해서'라는 기사 단락을 본 적도 있을 정도다.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이하 '미괴오똑')은 우울장애를 앓고 있는 2030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책 안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우울장애를 앓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가족 때문에, 사회와 맞서며 느낀 무기력 때문에, 사랑 때문에 그들은 우울장애를 앓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이런 상황에 대해 무조건 '이겨내자!', 혹은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따위의 말이 통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미괴외똑'에서 나온, 그들이 곪아버린 이유가 여럿이듯 치료를 어떤 한가지 방법으로만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것이 우울장애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상처는, 정말로 치료하기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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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편지 에디션F 11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지음, 곽영미 옮김 / 궁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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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궁리출판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사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굉장히 단편적인 정보만을 알고 있었다. 일단 <여성의 권리 옹호>라는 책을 쓴 사람이고, 우리에게는 '프랑켄슈타인'으로 유명한 메리 셜리의 어머니라는 정도가 전부였다. 그리고 이 책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가 영국을 기점으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을 여행하면서 쓴 편지를 엮은 책이다. 단순한 기행문이라 여겨질 수도 있지만 편지는 다양한 사회 문제와 그에 대한 논평이 담겨있다. 여권(女權)에 대한 이야기, 사형제도, 산업사회와 도시 빈민 등 현재까지도 논쟁이 오가는 여러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인간은 부를 좇으면 좇을수록 인류애를, 다음에는 개개인에 대한 사랑을 저버리게 됩니다."

현 시대까지도 통용되는 문장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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