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말하면 행운이 올 거야 - 반짝이는 시기를 지나는 10대를 위한 긍정의 말 습관
김범준.김수민 지음 / 클랩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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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1 조카한테 꼭 들려주고 싶었던 말들인데 말로 하면 잔소리가 되니 책으로 선물하기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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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린생활자
배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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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마련의 꿈이 정말 꿈에 가까울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알려 준 <근린생활자>, 이해관계가 개인의 신념을 이토록 쉽게 바꿀 수 있다는 허무함을 보여 준 <소원은 통일>, 어둠의 세계는 왜 하필 불행을 겪은 성실한 이들 앞에 나타나는지 가슴을 치게 만든 <그것>, 사람을 조개 캐듯 긁어 제거하려는 일이 실은 우리 주변에도 비일비재하다는 걸 암시한 <삿갓조개>, 개인적으로 가장 어렵게 읽었고 이런 삶도 삶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알게 된 <사마리아 여인들>, 청소기 연구원에서 판촉사원이 되기까지의 이야기 그 이상의 감동을 준 <청소기의 혁명>까지. 이 총 여섯 개의 단편은 우리가 이상적이라고 일컫는 궤도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소설임에도 너무나도 현실감 있는 탓에, 마치 실존하는 개인의 삶을 엿본 것만 같은 착각마저 들게 한다.

 

특히 <그것>은 책장이 술술 넘어갈 만큼 흡인력 있었지만 읽는 내내 처연해지는 마음을 도저히 떨칠 수 없었다. 누군가의 아픔, 고통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이유,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을 보여 주는 불편한 사연들을 꼭 알아야 하면서도 외면하고 싶은 그 모순적인 이유 때문이다. 그의 유년시절은 왜 도구만도 못한 취급을 당해야 했고, 그의 주변 인물들은 왜 그런 일들을 겪어야 했으며, 그가 그린 행복은 왜 그렇게까지 얼룩졌어야만 했을까. 그가 평생을 바쳐 일구어 낸 ‘성실함’은 대체 누굴 위한 것이었나. 자신이 평생을 바쳐 성실히 근무한 회사의 어두운 이면조차 알지 못했던 만큼, 어둠은 늘 꽁꽁 숨겨져 있어서 행복을 꿈꾸는 성실 근로자들의 희망을 야금야금 먹어치우곤 한다. 억울하고, 처연하다. 똑바로 쳐다보기 불편했던 이유는 이들 삶의 일부가, 혹은 그 전부가 내 인생의 그늘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정독하고 마주한 <작가의 말>이 인상 깊었다. 누군가가 걱정돼서 했던 말과 행동이 오히려 상처가 되었을 때가 있었다고. 슬픔이 덜어지는 순간은 오히려 ‘일상적인 순간, 꾸미지 않은 행동에서 자연스럽게 다가왔다’는 말이었다. 그러면서 이 책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는 일이 욕심이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책을 덮고도 그 말이 계속 가슴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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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폭스 갬빗 - 나인폭스 갬빗 3부작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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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함대를 배경으로 한 SF소설에 구미호 장군이라는 동양 설화 모티프까지 더해지다니, 판타지에 환장하는 나로서는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 저자가 코넬대학교 수학과 출신이라 그런지 세계관 자체가 ‘역법’이라는 수학 법칙으로 돌아갔는데, 수학적 용어가 몇 개 등장하긴 하지만 수학 포기자 문과 출신의 성인이 읽어도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스페이스 오페라의 육두정 세계관

 

이 세계는 ‘육두정’이라는 여섯 개의 정부로 이루어져 있고 각 정부마다 가지고 있는 뚜렷한 특성이 있다. 해리포터의 네 가지 기숙사가 각각 상징하는 동물과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예를 들면 주인공 체리스는 상사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매의 ‘켈’ 소속이고, 제다오 장군은 게임으로 상대방을 시험하는 데에 능한 여우의 ‘슈오스’ 소속이다.

 

소설이 우주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보니 전사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진형 본능’이라는 장치가 고안된다. ‘진형 본능’은 우리의 삶처럼 이 세계 또한 시대의 발전에 따라 발명된 것으로 서술되어 있는데, 이걸 주입받으면 각 소속 정부에 따른 특성이 강화되는 식이다. 시리즈 첫 작인 <나인폭스 갬빗>에는 ‘진형 본능’에 대한 직접적 설명보다는 묘사로 추측할 수 있도록 나타나 있는데, 이로 인한 갈등을 가장 잘 보여 준 장면이 있다. 읽으면서 가장 소름 돋았던 부분이기도 한데, 바로 제다오 장군이 슈오스로서의 면모를 발휘해 OO의 심리를 가지고 노는 장면이다.(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OO로 대체합니다.) 이 부분은 정말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처럼 소름이 돋았고 읽는 내내 등골이 서늘했다.(진짜임.) 아무튼 이 시리즈가 3부작인 점을 생각하면, 아마 2부, 3부에 ‘진형 본능’의 내용이 더 자세히 나오지 않을까 싶다.

 

SF 페미니즘

 

우주 전함을 이끄는 대장들 대부분이 생물학적 여성으로 등장한다. 소설의 표현을 빌려 보자면 주인공 체리스를 비롯해 ‘리오즈 최고의 장군’, ‘소멸나방 함대 세레보르’ 등등 등장인물의 과반수가 여성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사실 대부분의 SF물에서 여성 영웅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수의 엑스트라조차 여성으로 등장하는 이 작품은 ‘SF페미니즘’이 맞다. 또, 작중에 등장하는 약간의 로맨스에는 LGBT 요소를 자연스럽게 녹이려 노력한 흔적도 보였다. 개인적으로 국내에 이런 다양한 요소가 들어 있는 작품이 들어와서 내심 흐뭇하기도 하다.

 

 

솔직히 이 책의 세계관을 초반에 다 이해하기는 어렵다. 이는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작가도 직접 인정한 부분이다. 세계관의 스케일이 작지 않은 데다 문학적인 고유명사들이 많고, 인물이나 행성, 체제 등등 이전에 없던 새로운 개념들을 하나하나 설명하기보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서술되었기 때문이다. 고로, 처음엔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싶을 수 있지만 약간의 인내심을 갖고 읽다 보면 분명 이야기에 깊이 빠져 있는 순간이 온다. 어려움을 뛰어넘는 ‘재미’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수학이나 물리학을 전혀 모르든,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같은 유명한 판타지 픽션을 읽지 않았든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제가 그랬어요.) 또, 이게 전쟁물이다 보니 체제와 관련하여 정부, 개인의 정치적 야망이 드러나는 장면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제다오 장군이 말하는 전략적인 명언(?)을 듣고 있으면 꼭 내가 전장에 나간 비장한 전사가 된 듯한 착각도 든다. 아무튼 몰입만 한다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해외에는 이미 3부작이 전부 출간된 상태다. 국내에도 빨리 번역돼서 출간됐으면 좋겠다. (보고 있나요, 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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