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 피아노의 빛을 따라
피오나 매덕스 지음, 장호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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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은 마릴린 몬로 주연의 <7년만의 외출> 등 여러 영화 음악으로 사용되었고, 에릭 카멘의 히트곡 <All By Myself>는 2악장 멜로디가 차용되어 알려졌다. 피아노협주곡 3번은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최연소 나이에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유찬의 파이널 라운드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다. 나의 경우 나카무라 히로코가 런던 필하모닉과 녹음한 피아노협주곡 3번을 열심히 들었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곡가이자 연주가 라흐마니노프(1873-1943)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저자인 음악 평론가 피오나 매덕스는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망명해 활약했던 이 작곡가에 대해 남겨진 문헌과 편지, 인터뷰 등 방대한 자료를 통해 한 음악가의 삶과 인생을 조명한다.

’나는 낯선 세상을 떠도는 유령과도 같다.‘
이 책은 주로 라흐마니노프가 1917년 러시아 혁명의 혼란의 시기 미국으로 망명한미국에서의 삶을 주로 다루고 있다. 그는 모스크바의 재산과 악보들, 이바노프카의 별장도 모두 남긴채 미국으로 떠나 정착했다. 망명이전에 그는 교향곡 1번 의 초연 실패로 낙담해 침체기를 겪으며 조언을 들으러 레프 톨스토이를 찾아간 적도 있었다.

’나는 음악에서만 나 자신이 된다.‘
이후 달 박사로부터 최면요법 치료를 받을 정도로 심각했지만 제기해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작곡했고 그 곡을 달 박사에게 헌정했다. 협주곡 3번의 경우는 자신이 존경하던 피아니스트 요제프 호프만에게 헌정했지만 그는 손이 작다는 이유로 한 번도 이 곡을 연주하지 않았다고 한다.

워싱턴 국회도서관에 있는 라흐마니노프의 아카이브에는 그로부터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보낸 감사의 편지들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가족의 삶을 책임 진 가장으로서도 헌신적이었던 그는 아내 나탈리아와 두 딸을 가장 사랑했고 자동차도 좋아했다. 그는 연주자로서의 힘든 여정을 마다하지 않았다. 피아니스트로서 1457회 무대에 섰고 미국에서만 1189회의 연주를 해야했다. 매 시즌이 끝날때마다 ’채찍으로 맞는 기분‘이었다고 표현했다.p163

특히 그는 미국의 세 가지를 좋아했는데 인간에게 보여준 존중과 높은 수준의 오케스트라, 자동차였다.특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가장 좋아했다. 그의 삶에서 한결 같았던 두 가지는 교습을 거부한 것과 블라디미르 호로비치 같은 신동을 띄우는 걸 혐오한 점이다. 그도 어쩔 수 없이 나이 들고 쇠약해졌다. 재정도 어려워진 상태에서 연주했던 협주곡 3번 초연 공연을 아무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으로선 믿기 어렵지만.

190센티의 장신에 엄숙하고 긴 무표정한 얼굴과 카리스마 넘쳤던 라흐마니노프. 유명 피아니스트로서의 화려함과 고독했던 망명자로서의 삶을 조명한 이 책은 클래식과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은 물론 새롭게 그를 알게 될 독자들에게도 의미있는 책이 되어줄 것이다. 그는 ’낯선 세상을 떠도는 유령‘ 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나니 라흐마니노프야말로 스스로 예술이라는 빛으로 사람들을 비추는 존재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 빛을 따라 오늘도 그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귀 기울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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