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제공>황석희 에세이 [오역하는 말들]⠀이 책은 <데드풀><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 수많은 영화의 번역가이며 작가인 황석희님의 에세이집이다. 그는 새벽의 책상 앞과 아침공원, 한낮의 거실, 저녁 뉴스 등을 테마로 일상에서 마주하는 오역과 정역의 말들을 다정하게 번역해 소개한다. 평소 작가님의 칼럼 <영화 같은 하루>의 오랜 팬으로서 팬심 가득한 마음으로 재밌게 읽었다.⠀⠀⠀이 에세이집에는 영화의 대사에 얽힌 이야기와 우리의 생활 속 말들에 대한 사유가 담백하게 펼쳐진다. 영상 번역가라는 직업의 보람과 댓글 공격 등 ‘번역의 자초지종’,어머니의 잠든 모습을 보면서 부모님 삶의 원문을 제대로 확인했는지 깨닫게 되는 순간, 일 때문에 바쁜 아빠에게 건네는’우리 한번 꼬옥 껴안자, 많이 보고 싶을지도 모르니까.’라는 어린 딸의 사랑스러운 말.⠀⠀⠀문득 오래전에 일본에서 보았던 TV 광고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유치원복을 입은 아이가 식탁에 앉아 토스트를 먹으며, 아이의 얼굴도 본체만체 출근하는 아빠에게’また明日ね!’(내일 또 만나요!)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어떤 말은 직역이나 오역이 아닌 의역이 필요하다. 개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단란한 아침 식사마저 허용하지 않는 수많은 현실 문제도 있겠지만.⠀⠀⠀작가님은 일상에서 겪는 오역과 오해 때문에 곤란할 때는 우선 오역을 인정하고 배워서 같은 실수를 안 하도록 하면 된다고 말한다. 물론 인간관계에서는 적극적으로 서로를 위해 오역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다정한 겸손한 용감한 초연한 현명한’ 오역들이다. 작가님은 젊은 시절 팔목에 ‘세상을 번역하다’라는 현재형의 타투를 새겼다고 한다. 앞으로도 계속 번역 일을 이어간다는 결의가 느껴지는 멋진 말이다.⠀⠀⠀영화에서 흔한 대사 중에 ‘나는 당신에 의해 정의되지 않는다’를 소개하며 그 누구에게도 정의되지 말자는 작가님. 체 게바라의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란 말이 오역이었던 사정. 아이의 말과 행동을 번역할 땐 아이 사전을 펼쳐야 하는 이유. 열 살짜리 석희가 피아노 학원 내부를 번역하려 애쓰던 모습 등 말과 문장에 담긴 숨은 뜻과 이야기.⠀⠀⠀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순간 서로의 말과 마음을 해석하며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된다. 누군가의 말투를 읽고 표정 안의 진심을 헤아리고 때로는 다정함을 더해 오해를 걷어내는 일들. 어쩌면 그게 전부일 수도 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밀려오거나, 무한 경쟁 속에서 자신을 증명하려 애쓰느라 지칠 때 가장 중요한건 다정한 말과 마음이 아닐까.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더욱더. 진짜 원하는 내가 되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오역하지 않도록 내 마음을 정확히 ‘번역하는 말들’이 소중한 이유다. 번역가가 되려는 사람에게 작가님이 건네는’괜찮을 거야. 다 잘 될 거야. 너무 겁먹지 않아도 돼.’ 라는 말이 새삼 오늘을 버티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처럼 들린다.⠀⠀⠀📝번역가에게 오역은 애증의 대상이다. 도망칠 수 없는 필연적인 저주인 동시에 결국 나를 키우고 자성하게 하는 존재다. (프롤로그)번역가는 하나의 곡을 오만 가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연주하는 연주자들이다. p107‘성공은 운’이라는 말을 오역해선 안 된다... 개화할 정도로 충분히 쌓아 온 노력이 좋은 때를 만나 결실로 구체화하는 게 성공이 아닐까. p233⠀⠀*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vook_da #도서제공#오역하는말들#북다#황석희#에세이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