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하다 앤솔러지 3
김남숙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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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보다 열린책들 앤솔러지 단편집]

열린책들의 앤솔러지 단편집 <하다>시리즈의 세 번째 권인 <보다>는 다섯 작가가 본다라는 행위를 각자의 방식으로 탐구한 매력적인 단편집이다. ’걷다, 묻다, 보다, 듣다, 안다‘ 라는 일상의 동사를 통해 그 의미를 섬세하게 조명한다.



<모토부에서>는 주인공이 언니, 연인과 함께 오키나와 모토부로 떠났던 여행을 회상한다. 그녀는 ‘모토부에서’라는 글자에서 이어가지 못하는 소설가. 모토부의 기억과 상처받은 언니 그리고 컴퓨터만 응시하는 주인공에게 상담사는 마주하라고 말한다. 마주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앞에서 너머의 것들을 자꾸 마주‘하려고 애쓰는 주인공이 부디 계속 소설을 쓰게 되기를 바라게 된다.




<별 세 개가 떨어지다>에서 ’나‘는 사촌 혜임과 외할아버지의 안부를 걱정하며 종묘원을 찾는다. 그녀는 죽은 자의 발을 보게 되고 세 사람은 함께 묻어준다. ’나‘는 ”처음부터 보지 않아도 보다 보면 알게 되는 거.“라는 혜임의 말을 듣는다. 스스로를 매듭짓고 죽은 남자와 증조할아버지의 죽음도 그런 걸까. 종묘원을 나선 밤 시체를 묻은 자리 너머로 별 세 개가 떨어지는 것을 셋이서 바라본다.




<왓카나이>는 일본의 최북단 마을 왓카나이에 도착한 한 남자가 주인공이다. 그는 살아갈 이유를 찾기 위해서 세상의 끝과도 같이 눈 내리는 바다를 바라본다. 택시 기사는그에게 ’보이는 것만 믿으면 된다‘라고 말한다. 남자는 친구의 지인인 선장의 첫 항해에서의 이야기를 떠올리고 살아갈 이유를 찾지만 답을 얻지 못한다. 그는 보고 싶던 자신을 보게 될까.




<하얀 손님>은 이삿짐 운송 기사인 남자가 하얀 손님을 태우고 가는 동안 그의 삶을 보여준다. 큰 누나와의 기억과 아버지를 혼자 돌보던 일. 그는 ’하얀 손님을 응시하고 싶은 유혹의 핵심‘을 느끼며 하얀 손님은 자신의 친구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운송일을 마친 그는 언젠가 방문했던 암자에서 발견한 수첩의 낙서를 떠올린다. ”또 왔어. 나중에 다시 올게.. 멀리서 응원해 줘. 항상 사랑해.“




<이사하는 사이>의 산희는 이사 후 전에 살던 집에 갔다가 자신과 똑 닮은 세입자를 마주하는 기이한 경험을 한다. 그녀는 애틀랜타와 휴스턴으로 떠난 휴가에서도 자신과 똑같이 닮은 사람들을 만나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나와 닮은 나‘에 대한 생각을 지우려고 애쓰는 산희는 불안을 극복하고 자신을 제어하게 될까. 다른 곳에 나와 닮은 사람이 있고 그를 마주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다섯 편의 이야기 속 인물들이 결국 보고 마주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니었을까. 외면했던 상처, 오래된 기억, 살아갈 이유 같은 질문들이 드러났을 때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흔들림은 우리 자신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보다‘라는 시선의 방향이 곧 존재의 방식임을 떠올리게 하는 단편집이었다. 보고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결국 우리는 스스로를 더 이해하게 되고 가까워지는 게 아닐까.




”나는 모든 이야기가 그런 것 같아. 처음부터 보지 않아도 보다 보면 알게 되는 거.“ p70






*열린책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openbook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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