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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 - 저항의 문장가 윌리엄 해즐릿 에세이의 정수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5년 10월
평점 :
#영원히살것같은느낌에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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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해즐릿은 저항의 문장가로 불린다. 영국의 수필가이자 문예 비평가였던 그는 권력과 제도, 위선적인 사회를 향해 날 선 문장으로 맞섰다. 버지니아 울프가 ‘최고의 문장가’라 불렀던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8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는데, 모두 해즐릿의 정치적 신념과 인간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그는 사회와 인간의 본성을비판하면서도 철학적 시선으로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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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비평가에 관하여>는 그의 날카로운 풍자가 드러난다. 해즐릿은 교양을 가장하며 권위를 흉내 내는 비평가들을 조롱하는데 문장을 읽다 보면 ‘그’가 특정 인물을 겨냥한 것인지, 아니면 비평가라는 직업 자체를 풍자하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신랄하다. 학문적 깊이가 없으면서 교양 있는 척하는 비평가들에 대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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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사람의 두 얼굴>에서는 인간의 위선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해즐릿은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는 태도가 얼마나 비겁한 자기합리화인지를 파헤친다. 신념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고, 타인의 고통에 무심한 온화함은 결국 방관의 다른 이름이다. 그는 “진정한 애국자는 분별력 있는 혐오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정의로움은 때로 불화를 감수하는 용기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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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은 해즐릿의 현실적 고통이 담긴 자전적 에세이다. 궁핍한 예술가의 삶을 그대로 드러낸 그의 문장들은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굶주림과 빚, 실패와 굴욕 속 작가의 고독은 시대를 초월한 예술가의 초상이다. <인도인 곡예사>에서 그는 자신의 한계를 직면하며 인간의 겸허함을 이야기한다. 모든 삶이 곡예와 같고, 완벽함보다 꾸준함이 더 위대하다는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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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필집의 표제작<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에서는 청춘의 덧없음, 시간의 유한함에 대한 사유가 교차한다. 영원할 것처럼 사랑하고 꿈꾸던 청춘의 환상이 깨지고 나면 인생에 끝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때 기억되고 잊히지 않으려는 욕망은 인간이 지닌 본성이다. 그는 ’사라지지 않는 존재의 흔적이야말로 우리가 남길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유산‘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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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치열한 문장으로 저항하는 삶을 살았던 해즐릿의 글이 지나간 시대의 사유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청춘의 환상과 유한함, 신념과 예술, 고독과 존재 사이를 오가는 인간의 감정은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해즐릿의 저항하는 정신과 이성적인 사고, 예술에 대한 자세를 배울 수 있다. 유한한 삶을 어떤 태도로 임할지에 관하여는 영원히 생각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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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영원할 것처럼 사랑하고, 영원할 것처럼 꿈꾼다. 이 믿음은 삶의 가장 순수한 불꽃이다... 하지만 그들은 모른다. 언젠가 경쟁에서 뒤처지고, 노쇠해지며, 결국 무덤에 던져질 날이 온다는 것을. 청춘은 그 미래를 상상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시절 그 믿음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자체를 결정짓는다.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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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아티초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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