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자들
아이셰귤 사바쉬 지음, 노진선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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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들
아시아와 마누는 언어가 다른 어느 도시에 정착하기 위해 집을 구하려고 한다. 서로의 모국어조차 다른 두 사람은 낯선 도시에서 서로에게 모국이 되어 가족 같은 사람을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대륙의 이름을 가진 아시아는 라비, 현지인 레나와 유대를 갖고 지내며 공원에서 일반인을 인터뷰해 촬영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다. 아시아와 마누는 ’약간 슬프고 약간 불행하며 늘 서투른 데다 외로운‘ 사랑에 빠진 한 쌍의 T였다.



이 소설의 화자 아시아는 도시인들 사이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자신이 정말 행복한 건지 묻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한다. 가족의 크고 작은 문제를 마주하거나 할머니의 병세,위층에 사는 테레자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나이 듦을 생각하고, 타인의 집을 보러 다니며 미래의 자신들을 그려본다. 친구 라비와 레나와의 유대를 소중히 여기지만 언젠가는 떠나보낼 날이 찾아올 것이다.



”내 언어의 한계가 곧 내 세계의 한계다“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서점에서조차 그들의 언어로 소설을 읽을 수 없음에 가슴 저릿한 소외감을 느끼는 아시아. 그녀는 ‘국적이나 억양, 직업으로만 정의되지 않는 특정한 존재‘가 되고 싶다. 그들의 삶에는 드라마가 없다. 그저 매일 하루의 시간을 맞이하고 보낼 뿐이다. 그녀가 공원에서 사람들을 인터뷰 하며 깨달은 것도 겉보기엔 다양해 보이지만 모두 ’덧없이 흐르는 하루의 시간을 뚫고 나아간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마치 인류학자의 시선으로 일상을 따뜻하게 관찰하며 우리 삶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속에 이 소설의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인류학자들>을 읽으며 한편의 독립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반복된 하루속에서 각자의 불안, 슬픔이나 기쁨을 견디며 매일을 이어가는 사람들. 어쩌면 그 보편적 일상속에 특별함이 있다. 주인공 아시아는 자신과 주변의 삶을 섬세하게 관찰함으로써 스스로 인류학자로 정의된 존재임을 증명해낸 건지도 모른다. 때로는 외롭고 고립된 듯 반복된 일상이지만 아시아와 마누는 낯선 도시에서 보금자리를 만들고 자신들만의 언어로 단단히 맺어진 그들의 삶을 시작할 것이다. 물론 인생에는 상실과 이별이 기다린다. 그러나 페이스트리가 있는 아침 식사와 라비와 마시는 맥주, 테레자가 가르쳐 준대로 마음을 비우고 詩로 채우는 일상이 있다. 마누는 말한다. ‘그 정도면 멋진 삶이 아닐까.’




🔖마누와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우리는 그저 국적, 억양, 직업으로만 정의되었고 난 특정한 존재가 되고 싶었다.
p55
삶은 상실과 파괴의 연속이었지만 그럼에도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흘러갔다.
p135
깨닫게 되었다. 겉보기엔 다양해 보여도 결국 살아가는 방식은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덧없이 흐르는 하루의 시간을 뚫고 살아가는 방식은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p190








***더퀘스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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