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 쌓기의 달인
노인경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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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기자가 취재를 하러 간 곳은 매일 탑을 쌓는 남매가 있는 현장이다. 비둘기 기자가 묻는다. 탑을 쌓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슬아슬해서? 어려워서? 관심받고 싶어서? 달까지 높이 가고 싶어서? 대답은 의외로 심플했다. "좋아하니까요."

남매가 쌓아 올린 물건들은 어디에나 있는 물건들. 의자, 양동이, 우산, 프라이팬은 물론 욕조에 화분, 침대, 세탁기, 냉장고 등 온갖 가구와 심지어 집까지. 그야말로 달인이다. 대롱대롱 매달려 솟아오른 높은 탑이 하늘까지 이어질 참이다.

남매는 진짜 이유를 알려주겠다며 비둘기 기자를 땅으로 데려가고 이윽고 맨 처음 의자를 툭 건드리자 위태롭게 매달려 있던 모든 물건들이 일순간에 떨어져 흩어진다.
"무너뜨리려고요." "다시 쌓으려고요."
"지금까지 탑이 된 비둘기 기자였습니다."
인터뷰는 여기서 끝나지만 새 기자는 남매가 다시 쌓기 시작하는 물건들과 함께 있다. 그 자신도 탑이 되어.


<특종! 쌓기의 달인 >의 저자 노인경 작가님은 아이들이 탑을 쌓아가는 과정이 '순간의 기쁨에 충분히 몰입' 한 상태로 보았다. '탑(결과)과 쌓기(과정)'를 통해 자신의 세상을 마음껏 부수고 다시 지으며 단단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어릴 적 블록 쌓기는 누구에게나 즐거운 놀이 중 하나이다. 나무나 플라스틱 모양을 하나하나 쌓다가 무너지는 순간, 아쉽지만 슬프지 않다. 언제든지 다시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는 무너짐이 실패나 좌절이 아닌 다시 시작하면 되는 즐거움이라는 걸 알기에 순수하게 좋아할 수 있다.

이 그림책에는 블록이 아닌 생활 속 모든 사물을 쌓을 수 있고 쌓는다는 설정이 유쾌하고 독특하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한다. 또한 무너져도 괜찮다는 사실은 어른에게도 울림을 준다. 다시 한번 재밌고 행복한 일이 기다린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다시 떠올려 볼 수 있는 것이다.

무너져야 새롭게 세울 수 있다. 탑을 쌓는다는 목표와 성취, 쌓아가는 과정의 보람과 즐거움, 무너져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쌓으려는 희망을 잃지 않는 마음. 오롯이 몰입하며 즐거웠던 적이 언제였던가. 오늘 우리가 즐겁고 기쁜 동심의 마음으로 새로 쌓고 싶은 탑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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